몬테네그로 법원, 美 송환 판결 뒤집어
23~24일쯤 한국행 비행기 탑승할듯

몬테네그로 현지 언론인 비예스티에 따르면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20일(현지시간) 권도형 측의 항소를 기각하고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한국 송환 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권도형이 항소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 DAILYCOIN 기사 본문 캡처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20일(현지시간) 권도형 측의 항소를 기각하고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한국 송환 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권도형이 항소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 DAILYCOIN 기사 본문 캡처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를 미국이 아닌 한국으로 송환하라는 몬테네그로 법원 결정이 나왔다.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20일(현지시간) 권 씨 변호인 측의 항소를 기각하고 한국 송환을 결정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판단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1일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권 씨를 미국으로 인도하기로 결정했지만 2주 만에 결정을 번복했다.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2주 만에 결정을 바꾼 근거는 공개하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 측의 항소심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한국의 송환 요청이 미국의 요청보다 순서상 먼저 도착했다는 1심 판단이 옳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 국가에서 동일인의 인도를 요청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형사사건의 국제법률공조에 관한 법률 제26조의 기준 등을 평가해 피고인의 (한국) 인도를 확정했다”고 덧붙였다.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지난 5일 권씨의 항고를 받아들여 미국 인도를 결정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결정을 무효화 하고 재심리를 명령한 바 있다.

한국 법무부의 범죄인 인도요청서가 미국의 요청서보다 더 빨리 왔다는 게 항소법원 판단의 근거였다. 하급심인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의 판단을 수용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권 씨 송환에 대해 “이번 판결은 한국 송환을 선호해온 권 씨 쪽의 승리”라며 “도망자 생활을 했던 권 씨의 법적 여정에서 일어난 반전”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약 40년이지만, 미국은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해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권 씨 측은 한국행을 희망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권 씨와 테라폼랩스는 2022년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에 혼란을 일으킨 두 가지 암호화폐의 폭락에 대한 책임을 맡게 됐다. 

지난 2022년 1달러의 가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 코인'인 테라USD와 이를 뒷받침하는 토큰인 루나의 붕괴와 관련이 있다. 두 암호화폐는 2022년 5월, 테라USD가 1달러 페그를 유지하지 못하면서 전 세계 투자자의 피해 규모는 약 400억 달러(약 53조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권 씨의 신병이 확보되면 '테라·루나' 사건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권 씨가 테라·루나를 직접 설계한 장본인인 만큼 프로젝트의 실현 불가능성과 폭락 사태에 대한 사전 인지 여부를 포함해 프로젝트 전반에 대한 고강도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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