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테라폼랩스, 점프 트레이딩과 이면 계약”

: WSJ 기사 본문 캡처
: WSJ 기사 본문 캡처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테라·루나 폭락 1년 전에도 거품이 붕괴할 위기에 처했지만 미국의 암호화폐 마켓 메이킹 업체인 점프 트레이딩(Jump Trading)과의 비밀 거래를 통해 이를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법원에 제출한 자료를 인용해 점프 트레이딩이 테라USD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 테라폼랩스와 극비리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과정에서 약 10억 달러(약 1조3400억 원)의 수익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SEC는 한국계 미국인 김 모 씨가 점프 트레이딩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집단소송 소장을 권 대표 사건과 관련한 자료로 공개 등록했다.

해당 자료에는 이달 초 테라 폭락으로 피해를 입은 이들이 점프 트레이딩과 암호화폐 책임자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SEC의 법원 제출 자료에 따르면, 점프 트레이딩은 파산 1년 전 권 대표의 실패한 스테이블코인 UST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테라·루나가 붕괴하기 한 달 전 한국을 떠나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 세르비아 등지에서 도피 생활을 하던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올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을 사용하다 체포됐다. 권 대표가 지난달 23일 몬테네그로에서 전격 체포돼 호송되고 있다. : Inside Edition 캡처
지난해 5월 테라·루나가 붕괴하기 한 달 전 한국을 떠나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 세르비아 등지에서 도피 생활을 하던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는 올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을 사용하다 체포됐다. 권 대표가 지난달 23일 몬테네그로에서 전격 체포돼 호송되고 있다. : Inside Edition 캡처

 

테라 스테이블코인인 UST는 '자매 코인'인 루나(Luna)와 연동해 수요 및 공급을 조절하는 '알고리즘' 방식으로 가격을 1달러로 맞추도록 설계됐다.

점프 트레이딩은 지난 2021년 5월 23일부터 27일까지 단 5일 동안 6100만 개 이상의 UST를 구매하면서 코인의 가격을 2021년 5월 1달러로 밀었고 이후 코인의 가치는 1달러 이상으로 회복됐다.

당시 점프 트레이딩은 조작된 움직임이 식별되지 않도록 수십 개의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테라USD 토큰을 구매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점프 트레이딩과 같은 자기자본거래 업체는 자기자산이나 차입금을 기반으로 각종 상품을 극초단타로 사고파는 고빈도매매(HFT)를 통해 이윤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WSJ에 따르면 당시 권 대표는 점프 트레이딩이 테라·루나에 대한 마켓 메이킹을 제공하는 대신 이후 3년에 걸쳐 1루나당 30·40·50센트에 매수할 권리를 보장하는 ‘이면 합의’를 체결했다.

SEC 소장에 따르면 이 이면 합의로 점프트레이딩은 12억 8000만 달러(한화 약 1조7000억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SEC가 공개한 또 다른 자료에는 테라폼랩스가 점프 트레이딩과 '중요한 합의'를 했고 이에 대해 권 대표가 비밀 유지를 요청했다는 내용의 이메일도 포함됐다.

권 대표와 점프 트레이딩간의 '뒷거래 정황'은 미국 뉴저지에 거주 중인 한국계 미국인 김 모씨가 투자자들을 대표해 점프 트레이딩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앞서 지난 3월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방검찰청은 권 대표를 증권사기 등 혐의로 기소할 당시 공소장에 UST 시세 조작 정황을 적시하면서 가담한 업체를 ‘회사1’(Firm-1)이라는 익명으로 처리했다. 이 회사가 점프 트레이딩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점프 트레이딩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한 뒤 “테라폼랩스와 점프 트레이딩은 지난 2021년 5월 19일 스테이블코인 UST 가치가 폭락하자 가격을 인위적으로 부풀렸다”며 “이 결과로 투자자자들은 실제로 UST의 가치가 안정적으로 1달러를 회복했다고 오해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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