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인뉴스=논설위원실] 미 식품의약품안전국은 담뱃갑에 경고문구 뿐 아니라 흡연 폐해를 알리는 섬뜩한 사진을 싣도록 법제화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는 모든 언론매체에 흡연으로 끔찍한 결과를 생생히 보여주는 동영상 광고를 국가 예산으로 방영하여 흡연으로 인한 참혹한 재앙을 경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청소년들에게 담배를 판매하지 못하고, 담뱃갑 표지에 경고문을 인쇄하도록 법으로 정해놓고 있다. 더구나 전국의 공공건물과 공원, 도로까지 흡연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그런데도 아직 금연정책의 효과는 미미할뿐더러, 호기심 많은 청소년들의 흡연율은 여전히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흡연과 함께 심각한 폐해를 주는 음주의 경우 더 큰 문제를 노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흡연에 비해 유독 음주에 대해서는 관대한 편이다. 오히려 술로 인한 폐해가 담배보다 훨씬 더 심각한데도 별다른 제재가 없다.

신문 방송에서 음주문화를 미화하고 권장하는 술 광고로 넘쳐나고, 드라마에서도 술 마시는 장면이 시도 때도 없이 나온다. 기분 나쁘거나 친구를 만나거나, 부자간, 부부간, 친지간에도 음주 장면이 여과없이 방영되며 마치 스트레스 해소에 필수인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

이러다보니 어른보다 상대적으로 자제력이 없는 청소년들이 이런 과도한 흡연과 음주문화에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각종 사건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등 심각한 사회병폐가 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최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학생 흡연·음주 현황’에 따르면 제주도내 중·고교생 중 매일 담배를 피우는 학생은 100명 가운데 13명에 달했으며, 음주 비율도 18.7%나 되는 등 심각한 지경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한 청소년 범죄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니, 더 늦기 전에 우리 제주도정과 도교육청이 서둘러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될 일이다.

도교육청은 많은 학생들이 초등학교 때 흡연과 음주를 경험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있었던 만큼 초·중·고교 전 학년에 걸쳐 흡연·음주 예방교육을 더 강화시켜야 한다. 운동장을 포함한 학교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확대 지정하고, 특히 금연구역 표시판을 학교정문에 부착하고, 교내 교직원용 흡연구역 역시 설치금지를 의무화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음주 흡연과 관련한 교내 학칙(규정) 제정 및 감시 기능을 강화시키고, 구성원이 스스로 금연구역을 지킬 수 있도록 계도하는 한편 학생, 학부모, 교사 등으로 자율적 감시기구를 운영토록 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어른들이 음주나 흡연을 청소년들 앞에서는 삼가는 자정노력을 보일 필요가 있다.

강조하거니와 지나친 흡연 및 과도한 음주는 다양한 질병에 속절없이 노출되고,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은 물론 건강보험 재정에도 엄청난 손실을 안겨준다. 무엇보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장차 사회생활 영위에 치명적이다.

제주도는 도민건강 뿐만 아니라 국가경제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조치인 만큼, 특별예산을 편성해서라도 정책 개발과 대대적인 제주도민 홍보활동을 통해 우리 도민 모두가 스스로 경각심을 갖도록 계도하고 계몽해주기 바란다.
 

저작권자 © 제주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