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비굴한 외교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독도문제에서 일본의 잘못된 주장에 대하여 좀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최근 중국이 일본을 다루는 방법을 보면서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중국, 대만과 일본이 서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센카쿠(尖閣)열도 구바지마(久場島)인근 해역에서 지난 7일 중국 어선이 일본 해상보안청의 순시선을 들이받았다며 일본당국은 선장과 선원 15명을 붙잡았다가 13일 선원 14명을 석방했지만 잔치슝(詹其雄·41)선장은 풀어주지 않고 계속 구속하여 조사를 진행하였다. 이에 대하여 중국은 센카쿠 열도가 자국 영토인 만큼 일본이 중국인 선장을 구속한 것은 불법이라며 무조건 즉시 석방을 요구하면서 정치, 경제, 외교적으로 다양한 압력을 가했다. 중국은 일본이 자국 선장을 구속한 이후 외교경로를 통해 강력히 항의하는 한편 즉시 석방을 요구하며 자국인의 일본 여행 제한, 통관절차 지체를 통한 희토류 수출 중단, 군사지역 촬영 혐의에 따른 일본 민간인 4명 구속 등의 조치를 진행하였다. 결국 중국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일본정부는 24일 일본이 센카쿠 열도 영해를 침범했다는 이유로 구속한 중국인 선장을 재판에 넘기지 않고 풀어주기로 했다. 오키나와(沖繩)현 나하(那覇)지검은 일본 순시선을 들이받은 혐의로 구속했던 중국어선 선장 잔치슝(詹其雄·41)씨를 “처분 보류”로 결정한 뒤 석방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가 구속기간이 종료되지 않았음에도 잔치슝 선장을 석방하기로 결정한 것은 중국과의 외교관계가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정부는 정치적인 판단이 아닌 검찰의 독자적인 사법적 판단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나 국제적으로 이러한 주장은 신뢰를 얻고 있지 못하고 있다.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관방장관은 오키나와(沖繩)현 나하(那覇)지검이 형사소송법 본래의 취지에 의거해 석방 결정에 도달했다는 보고를 받고 이를 승인했다고 주장하였으나 자민당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매우 어리석은 판단이라고 비판하였다. 그는 중국 어선이 영해를 침범한 것이 명명백백함에도 중국의 압력에 정치가 굴복했다고 간 나오토(菅直人) 내각의 외교능력을 비판하였다. 이시하라 도쿄도지사는 강한 굴욕감과 분함을 느낀다고 울분을 토로하였다. 센카쿠(尖閣)열도 주변 영해를 침범했다는 이유로 일본 당국에 구속되었다가 석방된 중국인 선장은 25일 오전 중국 정부가 마련한 전세기편으로 중국으로 돌아갔다. 귀환한 잔치슝선장은 영웅대접을 받았는데 공항에는 외교부와 푸젠성 고위관리, 가족들이 나와서 환대하였다. 중국 정부는 잔치슝선장이 석방된 후에도 중국 선장 구금과 조사 등 일본의 모든 사법 행위가 불법이라며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물론 일본은 이런 요구를 단호히 거부하였다.

영토분쟁 차원에서 힘겨루기를 하는 중국과 일본의 외교행태를 보면서 국제관계에서는 힘의 논리가 지배적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우리나라가 안고 있는 독도문제와 서해의 배타적 경제수역획정의 문제에서도 무정부적인 국제공동체의 특성인 힘의 논리가 많이 작용할 것이므로 이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을 수립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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