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와 그림이 만들어낸 자연으로 일상에 지친 시민들에게 힐링 기회 마련

서귀포시 소암기념관은 3월 5일부터 5월 16일까지 2021년 첫 번째 소장품전으로 '시중유화詩中有畵·화중유시畵中有詩'를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담은 서예 작품과 함께 이와 어울리는 이중섭미술관·기당미술관 소장의 회화 작품을 한 자리에 선보이는 전시이다.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을 위해 일상에서 벗어나 문자와 그림이 만들어 낸 자연의 품 안에서 위로와 위안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획됐다.

전시 제목 '시중유화, 화중유시'는 "시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시가 있다."라는 뜻으로 중국 송대(宋代) 문인 소식이 당대(唐代)의 문인이었던 왕유의 작품을 보고 품평한 데서 유래됐다.

왕유는 당나라를 대표하는 문인으로 자연을 소재로 한 서정시에 특히 뛰어났으며 그로부터 자연시(自然詩)가 완성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시는 무문선사(無門禪師)의 시 '호시절好時節'의 내용을 차용해 봄·여름·가을·겨울을 춘유백화(春有百花:봄에는 온갖 꽃들이 만발하고), 하유량풍(夏有凉風: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고), 추유명월(秋有明月:가을에는 밝은 달빛이 있고), 동유백설(冬有白雪:겨울에는 새하얀 눈이 내리네)로 소개하면서 각 계절의 서정과 심미성을 느낄 수 있는 서예와 회화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사계절 중 지금과 가장 잘 어울리는 봄을 소재로 한 작품 중에는, 소암 선생의 '창전窓前·정외庭外'작품과 김용철 작가의 '화조도花鳥圖, 기당미술관 소장'가 있다.

'창전·정외'는 1990년 봄에 소암 선생이 쓴 작품으로 "창 앞에는 꽃이 그림자 희롱하고, 뜰 밖에 새가 시끄러이 지저귀네(창전화롱영窓前花弄影  정외조훤성庭外鳥喧聲)"라는 뜻으로 한 쌍의 새 뒤로 만개한 꽃잎이 그려진 '화조도'와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장기화 되고 있는 코로나19로 많은 시민들이 우울과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어렵고 힘든 이때, 소암기념관에서 마련한 전시를 관람하면서 코로나블루의 그늘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문자와 그림이 만들어 낸 자연을 거닐어 보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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