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김선자, 시평/현달환

▲ 김선자 시인 ⓒ제주인뉴스

꽃잎은
떨어져도
울지않고

낙엽은 지면서도
춤을 춘다

지천명으로
내달리는 이 밤

가슴은 통곡하지만
그래도
웃고싶다

-김선자의 '그래도'

생각해보니 꽃잎이 울지않는다. 꽃잎이 떨어지는 데도 말이다. 또 낙엽은 어떤가? 낙엽도 떨어지는 데 아프기는 커녕 춤도 잘 춘다. 무심한 것인가. 

가슴은 통곡하지만/그대로/웃고싶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아프면 슬픈 일이다. 그 아픔을 이겨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자기 살이 떨어져나가는 것은 아픔이 있는 것이다. 아픔이 없는 헤어짐이란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

그렇게 본다면 고통이란 녀석을 잘 이겨내기 위해서는 계절을 배워야겠다. 흘러가는 계절 속에서 우리는 감정을 배운다. 그 감정은 기쁨과 슬픔, 사랑스러운 마음과 즐거운 마음도 계절의 변화속에서 다양하게 체득한다.

꽃잎도, 낙엽도 어느 줄기의 일부분이다. 그 줄기에서 떨어져 나오는 감정은 슬픔이 피어날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사람이라 웃기도 하는 것이다 가을엔 좀더 웃자. [현달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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