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데드풀' 폭발적인 인기몰이의 비결은?

'사진 좀 잘 찍어줘~' 제4의벽에게 제스쳐를 취하는 듯한 데드풀

요즘 영화계의 대세는 누가 뭐라해도 바로 '히어로'들이다. 해마다 꼭 한두번씩은 히어로영화가 개봉해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이번 2016년도엔 연초부터 약간은 독특(?)한 영웅이 등장했다. 마치 스파이더맨 같은 '붉은색 타이즈'를 입은, 영웅치고는 어딘가모르게 사악해보이는 외모. 바로 영웅 '데드풀'이다.

큰 힘에는 큰 무책임이 따른다

이 단어는 영화가 보여주는 '데드풀'이라는 캐릭터를 가장 잘 나타내는 의미심장한 단어가 아닐까 한다. 영화의 주인공인 '데드풀'은 기존에 히어로영화들이 보여줬던 영웅들의 모습과는 뭔가 다르다. 

권선징악을 기본 모티브로 삼는 히어로영화들은 대개 정의감이 투철하고 심성이 곧은 '바른생활 사나이'의 모습을 가진 영웅들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데드풀은 다르다. 이 남자에겐 선과 악이라는 개념이 딱히 존재하지 않는다.

머리속을 도통 알 수 없는 '똘끼'를 가진 그는 말 그대로 '몸 가는대로 마음 가는대로' 행동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적이라고 생각되어 지는 자들에게 행하는 손속에 거침이 없다. 때로는 잔혹하며,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모든일을 처리한다. 혹시나 당신이 위험에 처해있는걸 본다해도 그는 휘파람을 흥얼거리며 그냥 지나쳐 버릴지도 모른다.

그는 '불의'를 본다해도 본인이 내키지않으면 그냥 지나쳐버릴 예측불가의 영웅이기 때문이다.

각종 히어로영화 포스터에 익살스런 장난을 치는 데드풀

이 큰집에 너희둘만살어? 출연료 아끼려고 다른 엑스맨친구들 안 부른거 같잖아

데드풀영화에는 약간 슬픈 탄생비화가 있는데, 바로 이 영화가 '저예산'영화라는 점이다.

보통 히어로영화들은 엄청난 제작비를 바탕으로 그에 걸맞는 수익을 뽑아내는 구조를 기본으로 삼는다. 하지만 데드풀은 히어로영화치곤 뭔가 저렴한 느낌이 난다. 캐스팅부터 시작해서 각종 CG(Computer Graphic)까지, 기존의 화려한 히어로영화들에 비해 단조롭다.

<어벤져스>,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등등 걸출한 히어로영화를 만들어낸 제작사 Marvel Cinematic Universe(마벨 시네마틱 유니버스 이하 MCU)가 '데드풀'을 만들었다면 스토리는 물론 스케일까지도 더욱 뛰어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R등급'판정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데드풀의 제작을 MCU가 맡을 수는 없었다. 결국 <판타스틱4>, <엑스맨>등을 만들어낸 20th Century Fox(20세기폭스)사가 제작을 맡게됐지만 이들 또한 순탄치는 않았다. 'R등급'이라는 제한때문에 흥행의 불확실한 미래가 보이는 데드풀에게 큰 투자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영화는 결국 저예산으로 제작되고, 많은 씬들이 누락되는 안타까운 결말을 맞이했다. 하지만 그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영화는 개봉 후 'R등급'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흥행가도를 달리며 전세계 영화관들을 휩쓸었다.

'친구들~ 내영화 흥행기록 봤어? 니들 뺨치지??'

 

오우, 수트는 녹색으로 만들지 말아줘

'데드풀'이 주인공인 영화답게 영화는 상영내내 각종 유머러스한 이스터에그들을 무더기로 보여준다. 영화의 주연인 '라이언 레이놀즈'는 과거 <그린랜턴>이라는 히어로영화의 흥행실패로 씁쓸한 과거를 가지고 있다. '데드풀'은 이런 작중 주인공의 상황을 마치 알고있기라도 하듯, 그린랜턴의 상징인 초록색수트에 거부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이번엔 흥행성공하겠지?

이러한 특징은 타 히어로들과 달리 '데드풀'만이 가지고있는 '제4의벽'을 말해주기도 한다. '제4의벽'이란 2d인 만화와 3d인 현실의 벽을 작중 캐릭터가 인지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데드풀은 자기자신이 '만화캐릭터'임을 알고있다. 그래서 원작에서도 영화에서도 데드풀은 독자들과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대화를 시도한다.

데드풀이 만화 편집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자기분량을 많이 뽑아달라고 하고있는 장면.

그외에도 자신의 영화가 저예산 영화임을 깨닫고 다른 히어로들이 조금밖에 나오지 않았다며 '엑스맨'멤버들을 비꼬기도하고, 영화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을 이름이 아닌 각종 별명으로 붙여 우스꽝스럽게 표현하기도 한다.

이렇듯 데드풀은 너무나도 독특한 정신세계 덕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다. 그리고 관객들은 이러한 그의 모습에 열광한다. 그것이 바로 데드풀이 흥행에 성공한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한다.

 

선과 악의 경계를 깨고 자신만의 룰을 만들어 세상을 살아가는 영웅 '데드풀'. 이제 대박이라는 확실한 흥행보증수표는 보유했으니 앞으로 나아갈 후속편들이 지금처럼 승승장구하길 바래본다. 마지막으로 매력넘치는 '이 남자'의 대사를 남긴다.

아직 안갔어? 안녕,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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