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7일 앞두고 결국 사퇴
헛발질에 상처 입은 한국 외교

해병대원 순직 사고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9일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해 야권은 한목소리로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을 물으며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 MBC News 영상 캡처
해병대원 순직 사고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9일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해 야권은 한목소리로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을 물으며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 MBC News 영상 캡처

 

해병대원 순직 사고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9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종섭 대사는 이날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이후 외교부는 "이 대사 본인의 강력한 사의 표명에 따라 임명권자인 대통령께 보고드려 사의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이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저는 그동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빨리 조사해 줄 것을 계속 요구해 왔다”며 “그러나 공수처는 아직도 수사기일을 잡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가 끝나도 서울에 남아 모든 절차에 끝까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1일 귀국한 뒤 제기된 모든 의혹을 부인하며 자진사퇴 가능성에 선을 그어 왔던 이 대사의 입장이 바뀐 것은, 귀국한 뒤에도 총선 정국과 맞물려 논란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강민석 민주당 대변인은 29일 서면 브리핑에서 이날 오전 이 대사의 사퇴 소식에 대해 "진작 물러났어야 했다”면서 “이종섭 대사의 사퇴는 정의와 상식을 요구하는 민심에 항복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사의 표명을 통한 사퇴 수순이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이 해임시켰어야 한다"며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출국금지 된 피의자를 윤석열 대통령이 주 호주대사에 임명해 해외 도피 의혹을 자초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이종섭 주호주대사 사의 표명 관련해 국가를 대표해 외교 교섭을 하는 대사의 임명 과정과 조기 귀국과 사의 표명 등 모든 과정이 호주에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한규 국회의원 후보(제주시을)는 이날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의 사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 전 대사의 사퇴는 부임 20일 만이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애초에 아태 핵심 우방국인 호주에게 해선 안 될 짓을 한 것"이라며 "'명품외교'가 아니라 '망신외교'"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국정운영이 이래선 안 된다"며 "채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실체를 명백히 밝히고, 이번 정부의 무도함을 총선에서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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