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 재임 기간인 지난 2020년 미국 워싱턴 DC의 세인트존스 성공회 앞에서 성경책을 들고 서 있다. : NPR 기사 본문 캡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 재임 기간인 지난 2020년 미국 워싱턴 DC의 세인트존스 성공회 앞에서 성경책을 들고 서 있다. : NPR 기사 본문 캡처

 

각종 소송전으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미국 공화당의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경책 판매에 나섰다.

‘신이여 미국에 축복을'(God Bless The USA)이라는 제목의 이 성경책의 가격은 59.99달러(8만1000원)다.

성경책의 제목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세 현장에서 다수 사용됐던 컨트리가수 리 그린우드의 노래에서 따왔으며, 성경에는 해당 노래의 가사를 비롯해 미국 헌법, 권리장전, 독립선언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과 유튜브 등에 성경책을 홍보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31일 부활절을 앞둔 고난주간을 잘 보내자는 메시지와 함께 “모든 미국인은 가정에 성경책이 필요하다. 미국이 다시 기도하게 하자”며 “성금 요일과 부활절이 다가오는 만큼 ‘미국에 축복을 성경’을 구매하길 권한다”며 판매 웹사이트를 안내했다.

판매 사이트 첫 페이지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성경책을 들고 환하게 웃는 모습의 사진이 올라와 있다. 또 문답 형식의 글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일하게 보증하는 성경책이라고 소개했다.

판매 수익금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운동에 쓰이는지에 대해서는 ‘아니다. 판매 사이트는 정치적이지 않으며 어떤 정치 캠페인과도 관련이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CIC벤처와 유료 라이선스(사용권)를 맺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과 초상, 이미지를 사용한다고 적혀 있다.

이외 관련 뉴욕타임스(NYT)는 "'CIC벤처스'라는 회사의 유료 라이선스(사용권)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과 초상권이 사용되고 있다"며 "(트럼프는) 구매에 따른 로열티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CIC벤처스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재정 상태를 공개하며 자신의 회사라고 밝힌 곳이다.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양한 민형사 소송으로 인해 상당한 재정적 압박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재 다수의 민형사 사건에 휘말려 있고 1억7500만달러(약 2362억)의 공탁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26일 뉴욕증시에서 첫 거래를 시작한 트루스소셜 주가가 16% 급등했지만 당장 현금화는 불가능하다. 서류상으로는 46억 달러(6조2000억원) 주식 부자로 등극했지만 합병 등으로 6개월 동안 경영진의 주식 매각을 사실상 금지하는 ‘락업’(Lock-up) 기간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경책 판촉에 나선 것에 대해 보수 성향 정치 평론가 찰리 사이크스는 "성주 주간에 성경을 상품화한다"고 비난했다. 미네소타주의 민주당 상원의원인 에이미 클로부쳐는 "성서를 글자 그대로 가져와 돈을 버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클로부쳐 상원의원은 타인에 대한 트럼프의 공개적인 공격 성향이 "성서의 가르침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또 다른 위선적인 순간"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PAC인 리컨 프로젝트의 고위 고문인 타라 세트메이어는 이것을 "신성모독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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