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 서귀포시 지역경제팀장

김현숙 : 서귀포시 지역경제팀장
김현숙 : 서귀포시 지역경제팀장

학창시절 3·1절이면 교장선생님께선 유관순 열사를 비롯한 기념사를 풀어내시고 우리들은 운동장에 모여 시끌시끌 거리다 3·1절노래를 목청껏 부르곤 까르르 교문을 나섰다.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했다. 하늘도 애통했을까. 온통 잿빛 구름, 코 끝을 시리는 찬 기운, 그리고 짱한 바람이 우리를 맞았다. 좌석이 모자랄 정도로 몰린 인파 사이로 큰 북, 징 그리고 꽹과리의 쩌렁한 울림이 시작을 알렸다.

제주도에서 태어나 살아온 필자는 4·3이 다가오면 숙연해진다. 윗대 어르신들이 파란의 역사에 휘말려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떠올렸다. 고단하고 서러웠던 일제강점기에도 나라 없는 설움, 제대로된 주권을 위하여 처연히 사라져간 선인들이 있었음을.

무오법정사 항일운동은 도내 최초 최대의 항일운동이었다. 1918년 10월 7일 서귀포시 도순동 법정사에서 신도와 민간인 등 약 700여명이 참여했다.

조천 만세운동은 1919년 3월 21일에서 3월 24일까지 조천리 미밋동산에서 시작하여 네 차례 일어났다. 해녀항일운동은 1931년부터 1932년 1월까지 10713명 해녀들이 궐기한 국내 최대의 여성 주도 항일운동이었다.

 역사 속 독립지사 강태선 어르신도 유일한 생존자로 영상에서 뵈었다. 100세를 넘겼음에도 강건한 의연함과 뜨거운 나라사랑에 가슴이 울컥했다. 

기념식장을 나섰다. 그 날, 그들을 잊을까. 조바심으로 오늘을 꾸욱 아로새기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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