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라트비아 수도 리가의 대사관 앞에선 작은 시위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푸틴=죽음"과 "가짜 선거"라는 포스터를 들고 있었다. : BBC 기사 본문 캡처
17일(현지시간) 라트비아 수도 리가의 대사관 앞에선 작은 시위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푸틴=죽음"과 "가짜 선거"라는 포스터를 들고 있었다. : BBC 기사 본문 캡처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5선을 사실상 확정 지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사흘 동안 치러진 러시아 대통령 선거 투표가 끝난 직후 발표된 출구 조사에서 푸틴 대통령은 4명의 후보 중 가장 높은 87%대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로써 푸틴은 2030년까지 정권을 연장하게 돼 스탈린을 뛰어넘는 30년 장기 집권의 길을 열게 됐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대선이 끝난 뒤 모스크바 고스티니 드보르에 마련된 자신의 선거운동본부를 찾아 "오늘 특히 우리 전사들에게 감사하다"며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싸우는 군인들을 언급했다. 그는 "이번 선거 승리로 러시아는 더 강력하고 효율적인 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에서 정오가 되면 대사관 건물 모퉁이까지 줄이 늘어설 정도로 많은 러시아 국민이 투표를 하기 위해 대사관을 찾았다.

BBC는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직후 또는 얼마 전에 이곳에 왔다. 그 옆에는 러시아 여권을 소지한 라트비아 주민들, 소련 시절부터 이곳에서 살아온 노인들도 있다. 이들은 언론과의 대화를 꺼리지만 푸틴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누구에게 투표할까요? 아직 결정하지 않았어요, 줄이 길어요, 아직 생각할 시간이 있어요" 한 할머니가 장난스럽게 말한다.

그녀는 전쟁에 대한 질문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그냥 앉아서 거래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 노인은 "선거는 선거고 전쟁은 전쟁"이라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대사관 앞에선 작은 시위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푸틴=죽음'과 '가짜 선거'라는 포스터를 들고 있었다.

한 시위자는 한 손엔 "푸틴은 살인자"라는 포스터를, 다른 한 손엔 러시아 여권을 들고 있었다. 그녀는 전쟁에 분노하며 전쟁이 시작된 이래로 러시아를 여행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말한다:

"그 공기에선 숨 쉴 수 없어요" 알렉세이라는 이름의 한 남자가 감옥 창살 뒤에 있는 나발니의 대형 사진을 들고 줄을 서고 있다. 그는 라트비아에서 태어났고 러시아 여권을 가지고 있었지만 라트비아 국민이 되기 위해 서류를 변경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에게 투표하는 사람들을 괴롭히기 위해 왔다고 했다. "저는 이 정권이 우크라이나 국민과 러시아 국민, 알렉세이 나발니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상기시키고 싶다. 그들이 올바른 선택을 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BBC는 5선을 사실상 확정한 푸틴에 대해 "71세의 그가 5번째 대통령 임기를 준비하는 동안 모든 반대세력은 사라졌고 그가 원한다면 2036년까지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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