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집가 2명 "진품 여부 확인해달라" 소송 제기
법정 다툼으로 본명 등 드러날 위기 놓여

뱅크시의 ‘원숭이 여왕’'(Monkey Queen2003)' 한정판 프린트. : INDEPENDENT 기사 본문 캡처
뱅크시의 ‘원숭이 여왕’'(Monkey Queen·2003)' 한정판 프린트. : INDEPENDENT 기사 본문 캡처

 

작품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법정 소송으로 인해 영국의 그라피티 작가 뱅크시의 정체가 밝혀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미술품 수집가 2명은 뱅크시의 작품 ‘원숭이 여왕’(2003년)의 진위를 확인해달라는 요구를 뱅크시의 대행사 '페스트 컨트롤'(Pest Control) 측에서 거부하자 계약 위반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의 결과에 따라 뱅크시의 본명과 정체가 드러날 수 있다.

소송의 중심에는 '원숭이 여왕'(Monkey Queen)이라는 작품이 있다. 이 판화 작품은 왕관과 목걸이를 착용한 원숭이가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연상케 하는 모습을 담고 있으며 한정된 수량만 인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을 제기한 니키 카츠와 레이 하우스는 2020년에 잘 알려진 뱅크시 작품 수집가의 유품 중에서 이 작품을 3만 파운드(약 5089만원)에 구매했다.

구입 당시 이 작품의 판매 혹은 수집된 이력이 담긴 서류가 없어 진품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웠던 이들은 페스트 컨트롤에 검증을 요청했다. 그러나 3년이 지나도록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뱅크시의 첫 대형 스텐실 벽화 더 마일드 마일드 웨스트(The Mild Mild West)는 브리스톨의 원도심 스톡스 크로프트(Stokes Croft)에 위치해 있다. : INDEPENDENT 기사 본문 캡처
뱅크시의 첫 대형 스텐실 벽화 더 마일드 마일드 웨스트(The Mild Mild West)는 브리스톨의 원도심 스톡스 크로프트(Stokes Croft)에 위치해 있다. : INDEPENDENT 기사 본문 캡처

 

뱅크시의 벽화와 설치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반면 아직까지 뱅크시의 정체는 공식적으로 확인된 적이 없다.

이 은밀한 아티스트에 대한 뒷이야기는 그의 작품에 대한 흥미를 더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아무런 예고없이 건물의 벽면에 나타나며, 그의 작품 대부분은 브리스톨에 있다.

그 중에는 도심의 파크 스트리트에 위치한 'Well Hung Lover'와 항구 지역에 있는 'Girl with a Pearl Earing'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현재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도 작품이 흩어져 있다.

뱅크시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

뱅크시는 1990년대부터 활동해왔지만 그의 정체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그러나 뱅크시의 초기 생애에 대한 몇 가지 정보를 알 수 있다. 그는 영국 브리스톨 인근의 야테(Yate)에서 태어났다고 알려진다. 그 후 브리스톨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곳에서 그는 브리스톨에서 결성된 영국의 트립합 그룹 매시브 어텍(Massive Attack)과 포티스헤드(Portishead)와 같은 음악에 영감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뱅크시는 1990년대에 지역의 기차와 벽에 스프레이 페인팅을 하며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당시 그의 예술이 불법 행위로 간주되며 익명성의 토대가 됐다.

그의 작품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자 브리스톨의 원도심 스톡스 크로프트(Stokes Croft) 지역에 그의 첫 스텐실 벽화 'The Mild Mild West'가 1999년에 나타났다. 이 그림은 지금까지 그 자리에 남아 있다. 2000년대 초반에는 런던에서 작품을 만들며 세계적인 그라피티 예술가로 거듭났다.

1974년 영국 브리스톨에서 태어난 뱅크시는 1990년 초반 처음 활동을 시작한 것 외에 알려진 게 거의 없다. 2011년 그가 감독한 다큐멘터리 영화가 아카데미상 후보로 올랐을 때 주최 측이 ‘시상식장에 복면을 쓰고 참석할 수 없다’고 하자 참석을 거절하기도 했다.

한편 가디언은 뱅크시의 정체가 드러날 경우 그의 작품 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라피티 아티스트 전문 딜러인 존 브랜들러는 "뱅크시 작품 가격이 이미 3년 전보다 훨씬 낮아졌다면서 '경찰차'(Police Car, 2003)의 경우 "2~3년 전만 해도 150만~200만 파운드를 호가했다면 한 달 전 파리에서 30만 파운드에 거래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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