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전국 초등학교에 추진하는 늘봄학교는 정규수업 외에 학교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종합 교육프로그램이다. 기존 초등학교 방과후학교와 돌봄은 늘봄학교로 통합된다. : 제주시 지역 초등학교
교육부가 전국 초등학교에 추진하는 늘봄학교는 정규수업 외에 학교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종합 교육프로그램이다. 기존 초등학교 방과후학교와 돌봄은 늘봄학교로 통합된다. : 제주시 지역 초등학교

 

전교조 제주지부가 초등교육 전문성 훼손을 언급하며 '늘봄학교 기간제 교사 채용 정책을 전면 철회하고, 늘봄 우선(시범)학교를 축소 운영하라'고 요구했다.

늘봄학교는 정규수업 외에 학교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종합 교육프로그램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이 겪고 있는 돌봄의 어려움과 사교육비 부담 등을 해소하기 위해 운영된다.

늘봄학교가 도입되면 기존에 분절적으로 운영되던 초등학교 방과후학교와 돌봄은 하나의 체제로 통합된다.

제주의 경우 올해 1학기에 시범적으로 55개 학교(48.2%)에, 2학기에는 모든 초등학교에 늘봄학교를 도입할 계확이다. 2025년에는 1~2학년을 대상으로, 2026년에는 초등학교 모든 학년에 늘봄학교를 실시한다.

전교조 제주는 29일 제주교육청 기자실에서 "지난 20일 열린 도의회 임시회 교육위원회 회의에서 늘봄학교 운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며 "당장 오는 3월부터 도내 55개교 학교에서 늘봄학교가 시행돼야 함에도 도교육청이 아직 인력, 공간, 예산 등 제반사항을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 1학기 늘봄학교 운영을 위해 필요한 기간제 교사 55명 중 채용된 교사는 15명에 불과하고, 운영에 투입될 인건비 20억원을 확보할 방안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늘봄학교에 대해 "졸속과 밀어붙이기라는 비판을 듣고 있는 늘봄학교의 문제는 한두가지가 아니다"라며 "특히나 늘봄 업무를 담당할 기간제 교사의 경우는 큰 문제다. 앞서 2차 면접까지 진행했지만 7명이 부족하다고 한다. 기간제 교사의 대부분은 중등교사 자격증을 가진 분들이다. 할 사람이 없는데 중등교사 자격증을 가진 분이라도 하겠다면 반겨야 할 일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문제는 이 기간제 교사에게 10~15시간 수업을 담당하게 한다는 것"이라며 "초등교육 전공자가 아닌 중등교사를 초등 교과 전담 수업에 투입한다는 것이다. 이는 초등교육의 전문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며 학생들의 수업권이 침해되는 매우 심각한 일”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교육활동(수업)이 목적이 아니라, 늘봄학교라는 업무를 목적으로 사람을 무리하게 채우니 발생하게 되는 문제"라면서 "‘교원자격 검정령’을 위배하는 것이고, ‘초중등교육법의 교사 자격 기준’에서 규정하는 교사의 자격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교육부가 발표한 2024년 초1 예비학부모 약 34만명 중 5만2655명 15.4%가 참여한 늘봄학교 수요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약 83.6%인 4만4035명이 참여희망 의사를 밝혔다"며 "하지만 희망시간을 보면 정규수업 이후 5시까지가 86.3%이며, 6시까지는 8.7%를 제외하면 그 이후 시간 참여 희망은 굉장히 낮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교조 제주는 “늘봄학교를 무리하게 추진할 게 아니라, 마을돌봄이 이뤄지도록 지자체와 협력한 돌봄 사업이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교조 제주는 교육부가 2024년 시도교육청에 보낸 평가 지표 편람을 언급하며 "'늘봄학교 학부모 만족도 70% 이상 달성’이 기준으로 들어가 있다"면서 “저녁 돌봄을 이용하는 어린이가 없으면 학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늘봄교실을 운영하도록 사정하는 웃픈 현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교조 제주는 “늘봄정책은 학부모들의 바람과 기대와 달리 학교 현장을 파행으로 몰아가고 있고 아이들과 선생님들을 힘들게 하는 정책이 되고 있다”면서 “국정과제라면 국가에서 책임을 가지고 제대로 된 정책을 마련해서 추진해야 한다”며 늘봄 기간제교사 정책 전면 철회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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