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러시아 정부의 암살 요원과의 맞교환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 무렵 살해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NPR 기사 본문 캡처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러시아 정부의 암살 요원과의 맞교환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 무렵 살해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NPR 기사 본문 캡처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러시아 정부의 암살 요원과의 맞교환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살해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나발니 동료인 마리아 페브치흐는 나발니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두 명의 미국 시민을 독일에서 수감 중인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 바딤 크라시코프와 교환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그의 사망 당시 마지막 단계에 있었다고 말했다.

나발니 반부패 재단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하는 페브치흐는 "나발니는 바로 오늘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있었다.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날 수 있었고 그래야 했던 일"이라며 나발니가 사망하기 전날인 이달 15일 저녁 협상이 마지막 단계에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나발니가 석방되는 것을 참을 수 없었기 때문에 협상 막바지 단계에서 살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페브치흐는 나발니의 동료들이 그의 구출을 도와줄 서방측 중재자를 찾기 위해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지난해 사망) 등과 접촉했으나 서방 정부가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과 독일 관리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한다고 하고 나발니와 정치범을 돕는 일의 중요성을 말했으나 악수와 약속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탐사 기자 출신으로 러시아 당국에 스파이를 의미하는 ‘외국대리인’으로 지정된 페브치흐는 교환 대상이었다는 미국인 2명의 이름을 특정하지 않았다.

미국 정부는 최근 러시아에 구금 중인 에반 게르시코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와 미 해병 출신 폴 휠런의 석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혀왔다.

바딤 크라시코프는 2019년 베를린에서 망명 중인 체첸-조지아 반체제 인사를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독일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달 미국 보수 성향 언론인 터커 칼슨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선발한 크라시코프를 데려오고 싶다는 신호를 보낸 바 있다

독일 당국은 러시아 측이 크라시코프와 교환을 시도했는지에 대한 질의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수감 중 의문의 죽음을 맞은 나발니의 시신은 사망 9일째인 24일(현지시간) 유족에게 인도됐다.

모스크바에서 치러질 예정인 나발니의 장례식 일정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장례식 개최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24일 나발니의 대변인인 키라 야르미시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장례식은 아직 열리지 않았다. 유족이 원하는 방식의 장례를 당국이 허용할지 두고봐야 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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