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종료 후 투표용지를 쏟아붓는 선거 관계자들의 모습. : 자카르타 포스트 기사 본문 캡처
선거 종료 후 투표용지를 쏟아붓는 선거 관계자들의 모습. : 자카르타 포스트 기사 본문 캡처

 

2억 명이 넘는 유권자를 관리하며 하루동안 대선과 총선, 지방의회선거까지 동시에 치르는 인도네시아에서 투표관리원 20명 이상이 과로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현지시간) 자카르타 포스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KPU)는 지난 14일 치러진 대선 전후로 투표관리원 23명이 과로 등으로 사망했으며 2800여명이 병원에서 치료받았다고 밝혔다.

이드함 콜리크 선관위원장은 "투표관리원들이 투표 전후로 오랜 시간 쉬지 않고 작업하다 보니 피로가 누적돼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KPU 측은 사망한 투표관리원 유가족들에게 보상금으로 3600만루피아(약 308만원), 장례비용으로 1000만루피아를 지급할 계획이다.

자카르타 포스트는 "서 자바주 타시크말라야의 한 투표소의 투표관리원인 아르만 라만시아(38)는 개표 시작 이후 10시간 이상 야간 개표작업을 하다가 가슴통증을 호소하며 귀가했다. 그는 이후 투표소를 다시 찾아와 개표업무를 재개하던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지역 보건소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는 2억500만명에 달하는 유권자가 사전투표없이 하룻동안 ‘세계 최대 1일 선거’를 치른다. 대선과 총선, 지방의회 선거 등 주요 선거를 하루동안 진행한다.

당국은 이번 선거를 치르기 위해 82만여개 투표소가를 운영했고 투표관리원은 570만명에 채용했다.

그러나 초대형 선거를 단 몇시간에 걸쳐 진행하는 과정에서 투표관리원들은 투표소 준비와 투표 관리, 개표, 검표 작업 등으로 과로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특히 산간 마을이나 외딴섬의 경우 교통사고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2019년 선거 때는 투표관리원과 경찰 등 894명이 사망하고 5175명이 건강 이상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당시 인도네시아 당국은 사망한 투표관리원이 대부분 50~70대였고 당뇨병과 고혈압 등 건강 질환을 앓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인도네시아 선관위는 올해 선거를 앞두고는 투표관리원 연령을 55세 이하로 제한하고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등을 포함한 건강검진 진단서를 제출하도록 했지만 늘어나는 과로사를 막을 수 없었다.

자카르타 포스트는 "건강 이상 증세를 보이는 이들이 많아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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