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직원들이 2023년 10월 25일 가자 지구의 디르 알발라에서 의료 지원물품을 병원에 전달하고 있다.: CNN 기사 본문 캡처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직원들이 2023년 10월 25일 가자 지구의 디르 알발라에서 의료 지원물품을 병원에 전달하고 있다.: CNN 기사 본문 캡처

 

지난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공습을 도운 혐의로 기소된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 직원들의 구체적인 활동 내역이 담긴 보고서가 공개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보고서를 인용해 하마스 연계 의혹이 제기된 UNRWA 직원 12명 중 6명의 활동 내용을 보도했다.

보고서엔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에 연루된 12명의 인물과 공격에 가담한 역할, 직무 설명, 사진 등이 포함돼 있다.

이스라엘 측은 보고서를 통해 최소 190명의 UNRWA 직원이 하마스 또는 지하드 등 이슬람 무장 조직과 연결고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는 제공되지 않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UNRWA 직원 12명 중 9명은 교사, 1명은 사회복지사였다. 직원 중 7명은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에 입국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2명은 이스라엘인을 납치하거나 납치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으며, 또 다른 직원 2명은 이스라엘 주민 97명이 학살당한 키부츠(집단농장) 현장에 머물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휴대전화 데이터를 이용한 위치추적과 하마스 포로에 대한 심문을 통해 이 같은 정보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29일(현지시간) 이 보고서는 잭 루 주이스라엘 미국대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인도주의 특사 데이비드 새터필드가 지난 26일 이스라엘의 군사정보 책임자와 가진 브리핑에서 제공한 내용의 일부라고 전했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UNRWA 직원들이 납치, 탄약 배급, 키부츠 공격에 가담했다는 증거를 미국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보고서가 신뢰할만하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하마스가 주도한 공격에 UNRWA 직원들이 연루됐다는 이스라엘 측의 주장이 나오면서 가자지구의 최대 인도주의 난민구호기구인 UNRWA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는 서방 국가들이 늘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 측이 미국에 해당 보고서를 전달한 이후 미국을 시작으로 캐나다와 영국, 프랑스, 일본, 호주, 핀란드 등이 지원 중단을 결정했다.

1949년에 설립된 UNRWA는 만3000명의 직원을 보유한 가자지구 최대 규모의 유엔(UN) 산하 기구다.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서안지구와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유엔기구는 거의 전액 자발적인 기부금으로 운영된다.

이로 인해 관련 국가들은 자금 지원이 중단되면 이미 전례 없는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재앙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 지역에선 최소 2만6000여명이 사망하고 가자지구 인구의 약 85%에 달하는 190만 명의 민간인이 난민이 됐다.

필립 라자리니 UNRWA 집행위원장은 "전쟁, 난민, 정치적 위기 상황에서 일부 개인에 대한 범죄 행위 혐의 때문에 기관과 기관이 봉사하는 지역사회 전체를 제재하는 것은 대단히 무책임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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