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병원 하아늘 교수 연구팀, 세계 최초 인구 기반 연구

밤 시간 인공조명으로 인해 조도가 높은 지역에 생활하는 사람은 황반변성 발병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는 최신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제주대학교병원은 안과 하아늘교수 연구팀이 밤 시간 인공조명 노출 정도에 따른 황반변성 위험도를 세계 최초로 분석했다고 26일 밝혔다. 

제주대학교병원 안과 하아늘 교수 연구팀은 미공군 위성 프로그램(United States Air Force Defense Meteorological Satellite Program Operational Linescan System, DMSP-OLS)에서 제공한 빛공해 계측치에 국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결합시킨 후 2010년부터 2011년 사이에 나이 관련황반변성을 처음 진단받은 환자들의 진단 전 2년 동안의 빛공해 누적 노출 정도를 황반변성이 없는 정상군과 비교한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빛공해 지도. 자료 : 제주대학교 병원
빛공해 지도. 자료 : 제주대학교 병원

 

빛공해 누적 노출 정도를 4개의 구간으로 나눴을 때 가장 높은 구간에 거주하는 경우 황반변성 발생 위험이 2.17배 높았고 두 번째로 높은 구간에 거주하는 경우에도 1.12배 황반변성 발생 위험이 증가했다.

빛공해 누적 노출 정도에 따른 황반변성 발생을 그래프로 그려보면 빛공해 노출 정도가 증가함에 따라 황반변성 발생이 서서히 증가하다 특점 지점(110 nW/cm2/sr)을 지나면서 위험도의 증가 폭이 커졌다.

황반변성은 눈의 망막 중심부 신경 조직인 황반에 노폐물이 쌓여 시력을 점점 잃는 질환으로 녹내장·당뇨망막병증과 함께 3대 실명 질환으로 불린다.

황반변성은 노화가 주원인이어서 ‘나이관련 황반변성(노인성 황반변성)’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65세 이상에서 10% 넘게 황반변성을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75세를 넘기면 유병률이 30%까지 올라간다.

현재 치료는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생 혈관을 억제하는 ‘항혈관 내피 성장 인자’ 약물을 눈 속에 직접 주사해 질병이 나빠지는 속도를 늦추는 수준이다.  

 

빛공해와 황반변성 발생과의 상관관계. 자료. : 제주대학교 병원
빛공해와 황반변성 발생과의 상관관계. 자료. : 제주대학교 병원

 

연구팀은 황반변성 발병과 관련 "한 번 생기면 치료가 어려운 황반변성의 발생 자체를 억제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올바른 생활습관과 건강한 환경인자에 대한 고민이 이어져 왔다"고 밝혔다.

이아 "빛공해에는 도시 지역의 지나치게 밝은 인공조명으로 밤에 별을 관측할 수 없게 되는 현상, 필요하지 않거나 원하지 않는 곳에 비치는 침입광, 시각적 불편함을 유도하는 눈부심 등 여러가지가 있다"고 부연했다.

빛공해에 노출되면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 저하로 수면의 질이 저하되고 소화장애와 암·심혈관질환 위험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6년 ScienceAdvance에 발표된 ‘전 세계 빛 공해 실태’에서 따르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빛 공해 국가’다.

이에 따라 빛공해 등의 환경인자가 황반변성 발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보는 전국민 눈건강을 지키기 위한 국가적인 중요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하아늘 교수.
                                      하아늘 교수.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하아늘 교수는 "빛공해와 황반변성의 연관성을 설명하는 세계 최초의 인구 기반 연구"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아늘 교수는 “포괄적인 의료 접근이 중요한 요즘, 환경인자 노출이 만성질환의 발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인하는 연구가 필요하다”며 “빛공해 노출 기간 그리고 개인의 적응 행동 등에 따라 황반변성 발생 위험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의사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서 발행하는 학술지 JAMA Network Open (IF=13.8)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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