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멸망까지의 시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운명의 날 시계(The Doomsday Clock)'가 자정 90초 전으로 설정됐다. 이 시계는 미국 시카고대학교 해리스 공공정책대학원이 있는 켈러 센터의 게시판 사무실에 위치해 있다. : UCHICAGO NEWS 기사 본문 캦처
인류 멸망까지의 시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운명의 날 시계(The Doomsday Clock)'가 자정 90초 전으로 설정됐다. 이 시계는 미국 시카고대학교 해리스 공공정책대학원이 있는 켈러 센터의 게시판 사무실에 위치해 있다. : UCHICAGO NEWS 기사 본문 캡처

 

미국 핵과학자회(BAS, 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는 23일(현지시간) ‘운명의 날 시계’(Doomsday Clock)의 초침을 지구 종말을 의미하는 자정까지 '90초 전'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운명의 날 시계' 첫 설정 이후 그 어느 때보다 '자정'에 가까워진 시간이다. 자정은 과학자들이 경고하는 지구 파멸의 시점을 의미한다.

BAS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운명의 날 시계가 자정 90초 전으로 재설정됐다.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전례 없는 위험이 계속되고 있음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BAS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시계를 자정 90초 전, 즉 이론적인 종말점으로 설정했다. 과학자들은 핵 위협, 기후 변화, 인공 지능과 새로운 생명공학과 같은 파괴적인 기술 등 지구와 인류에 대한 '실존적' 위험을 기반으로 시간을 설정한다.

BAS 레이첼 브론슨 회장은 “전 세계 분쟁 지역은 핵 확산 위협을 안고 있고, 기후 변화는 이미 죽음과 파괴를 야기하고 있다”며 “AI와 생물학적 연구와 같은 파괴적인 기술은 안전장치보다 더 빨리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후 변화에 대해서는 “2023년 지구는 기록적으로 가장 더운 해를 기록했고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도 꾸준히 증가하면서 미지의 영역에 진입했다”며 “지난해 지구는 기록상 가장 더운 해를 보냈고 대규모 홍수, 화재와 기후 관련 재난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이 부족해 수십억 명의 생명과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며 "전 세계와 북대서양 해수면 온도는 기록을 경신했고, 남극 해빙은 위성 데이터가 등장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했다.

AI에 대해서는 “최근 AI의 발전은 셀 수 없이 많은 방법으로 문명을 개선하거나 위협할 수 있는 기술을 제어하는 ​​방법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 AI가 잘못된 정보를 확대하고 민주주의가 의존하는 정보 환경을 부패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며 “세계가 핵 위험, 전염병 및 기후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것을 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시계는 1947년 2차 대전과 히로시마·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 이후 핵무기의 위험을 경고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1947년 설정된 시간은 ‘자정 7분 전’이었다. 그러나 1949년 소련이 첫 핵실험을 하면서 3분으로 줄어들었고, 1953년 미국이 수소폭탄 실험을 하면서는 2분으로 재설정됐다.

시간 설정은 제작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슈에 대해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내년에는 전문가들이 그때까지 우리가 얼마나 많은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하는지에 따라 시계를 앞당기거나 뒤로 미룰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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