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18일 텔아비브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AXIOS 기사 본문 캡처
지난해 10월 18일 텔아비브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AXIOS 기사 본문 캡처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지 14일(현지시간)로 100일째를 맞았다. 폐허로 변한 가자지구는 전체 인구의 약 1%가 사망했고, 80% 이상이 난민이 됐다.

이러한 상황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가자지구 전쟁 관련 미 행정부의 최근 요청 대부분을 거부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악시오스(AXIOS)는 14일(현지시간) 미국 관료 4명을 인용해 "미국과 이스라엘 관계가 악화하고 있으며, 바이든 대통령의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 공격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자신의 지지 기반 일부로부터 정치적 타격을 입으면서도 전례 없는 군사적, 외교적 지원으로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 정부 관계자는 "이러한 지원은 대부분 공개적으로 계속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바이든이 인내심을 잃고 있다는 징후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 정부 관리들과 긴밀하게 접촉해 온 크리스 반 홀렌 상원의원(민주·메릴랜드)은 "모든 시점에 네타냐후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적대감을 보여왔다"면서 "그들(바이든 행정부)은 네타냐후 측에 간청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뺨을 맞고 있다"고 전했다.

악시오스는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 초기 두 달 동안 거의 매일 통화를 했다"며 "두 정상은 지난달 23일 마지막 통화를 끝으로 20일 동안 대화하지 않고 있다. 당시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원천 징수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세수를 공개하라고 요청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이 대화는 끝났다"고 전화를 끊으며 실망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두 정상이 통화하지 않는 데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할 것 없다고 말했지만, 한 미국 관료는 백악관 내부에 "엄청난 좌절감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악시오스는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 제거 이후의 팔레스타인 대책인 '포스트 하마스' 문제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하지 않고 있으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포스트 하마스 역할과 관련한 미국의 계획을 거부하는 것도 바이든 대통령이 좌절감을 느끼는 주요 원인"이라고 전했다.

악시오스는 또 "미국 관리들은 현재 가자지구, 특히 남부 도시 칸 유니스의 상황을 보면 이스라엘이 이달 말까지 가자지구에서 저강도 작전으로 전환하겠다는 시간표를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 측이 팔레스타인 사상자를 줄이기 위해 가자지구에서의 작전을 크게 축소하지 않는다면 미국이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에 대해 이전과 동일한 수준의 지원을 유지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14일(현지시간) 존 커비 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미 CBS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과 저강도 군사 작전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해 왔다"면서 "우리는 지금이 그 전환을 위한 적절한 시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이스라엘은 그 지점에 도달하기 위해 일부 군대를 철수하고 공습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등 몇 가지 사전 조치를 수행했다"며 "우리는 어떤 군사 작전이든 단계를 거치며, 하마스 지도부에 압력을 가하는 다음 단계는 더 낮은 강도의 작전과 더 표적화되고 정확한 습격, 공습을 줄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하마스에 대한 공격을 멈추라는 뜻이 아니다. 하마스는 여전히 실제 위협"이라며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공격할 수 있는 모든 권리와 책임을 가지고 있다. 단지 우리는 낮은 강도로 작전 단계를 전환할 때가 곧 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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