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자연의벗 야생 조류 충돌 방지 캠페인 벌여
외도동 어린이집 투명방음벽에 조류 충돌 방지 필름 부착

필름 부착 장면. 사진 제주자연의벗
필름 부착 장면. 사진 제주자연의벗

 

건물의 투명방음벽에 야생조류 충돌 방지 필름을 부착하는 캠페인이 진행됐다.

제주자연의벗은 11일 제주시 외도동 레몬숲어린이집 투명방음벽에 조류 충돌 방지 필름을 부착했다고 밝혔다.

제주자연의벗은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주자연의벗 회원탐조모임과 함께 새들이 장애물로 인식해 피할 수 있는 5*10 도트무늬 필름을 방음벽에 부착했다. 대부분의 조류는 높이 5㎝, 폭 10㎝ 미만일 경우 그 사이를 통과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는 특성을 활용해 만든 특수 필름"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새가 날아오는 곳 중 하나이다. 500종이 넘는 우리나라 조류 중 약 80%가 제주에 있다"면서 "그만큼 제주도는 한반도에서 야생 조류가 살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하지만 개발 사업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와 함께 인공 구조물과의 충돌로 새들은 수난을 당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새들은 투명하고 반사성이 있는 유리를 허공으로 인식하고 충돌해 죽는 경우가 많다. 특히 통유리 건물이나 투명 방음벽 등이 증가하는 최근에 유리창 충돌(window strike)로 죽어가는 횟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새들에게는 죽음의 유리벽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충돌로 폐사한 물총새 사체. 사진 : 김완병
충돌로 폐사한 물총새 사체. 사진 : 김완병

 

국립생태원이 2019년 제출한 ‘인공구조물에 의한 야생조류 폐사 방지대책 수립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에서 연간 약 780만 마리의 조류가 건축물의 유리창, 투명 방음벽 등의 인공구조물에 충돌해 폐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에서도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조류와 구조물간 충돌로 구조에 나선 사례만 1019건에 이른다.

구조 사례 숫자는 빙산의 일각일 뿐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조류가 구조물간 충돌로 죽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구조 안 되는 새가 훨씬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2017년 연구에서도 서울 및 수도권 그리고 제주도에서 조류 충돌이 주로 증가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을 정도로 제주는 대도시 못지않은 조류 충돌 문제를 안고 있다.

제주자연의벗은 지난 2023년에 제주도의회 강성의 의원 등 도의회와 함께 제주야생조류 충돌 방지 조례 제정을 견인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제 좀 더 본격적인 실천이 필요할 때다. 그래서 제주자연의벗은 올해 첫 야생조류 충돌방지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했다.

제주자연의벗은 "앞으로도 새들이 유리창 충돌로 죽거나 죽을 수 있는 곳을 선정하여 조류 충돌 방지 필름을 부착하는 캠페인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립생태원이 2019년 제출한 ‘인공구조물에 의한 야생조류 폐사 방지대책 수립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연간 약 780만 마리의 조류가 건축물의 유리창, 투명 방음벽 등의 인공구조물에 충돌해 폐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 제주자연의벗
국립생태원이 2019년 제출한 ‘인공구조물에 의한 야생조류 폐사 방지대책 수립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연간 약 780만 마리의 조류가 건축물의 유리창, 투명 방음벽 등의 인공구조물에 충돌해 폐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 제주자연의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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