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키르베트 셀름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헤즈볼라 정예 라드완군 사령관 위삼 알타윌의 장례식에서 군중들이 그의 관을 옮기고 있다. : ALJAZEERA 기사 본문 캡처
지난 9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키르베트 셀름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헤즈볼라 정예 라드완군 사령관 위삼 알타윌의 장례식에서 군중들이 그의 관을 옮기고 있다. : ALJAZEERA 기사 본문 캡처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무인기(드론) 부대 책임자인 알리 호세인 부르지가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사망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통제해 온 하마스를 제거하는 것에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대응으로 공세의 축을 옮기고 있는 상황에서 헤즈볼라의 드론부대 사령관을 제거한 것이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방위군(IDF)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오늘 이스라엘 공군이 항공기로 헤즈볼라 공군부대 남부 레바논 지역 사령관인 알리 호세인 부르지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하가리는 부르지에 대해 "폭발물과 드론을 이용해 이스라엘군을 상대로 한 작전을 수십 차례 지휘했고, 오늘(9일) 이스라엘 북부군 사령부 공격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헤즈볼라 측은 드론 부대 책임자인 부르지가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숨졌음을 인정하면서도, 그가 드론을 동원해 이스라엘 공격을 지휘했다는 주장은 부인했다. 헤즈볼라는 성명에서 “(부르지) 지휘관은 적의 주장처럼 암살을 시도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갈등으로 중동지역 확전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양 측이 무력충돌의 수위를 점차 끌어올리는 분위기다.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이스라엘은 오랫동안 수천 명의 숙련된 전투원과 로켓 및 기타 무기를 보유한 헤즈볼라를 국경에서 가장 강력한 적으로 여겨 왔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특히 헤즈볼라의 정예부대인 라드완이 가장 큰 위협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NYT는 "지난 8일(현지시간) 헤즈볼라의 거점인 레바논 남부에서 최정예 라드완 부대의 고위급 지휘관인 위삼 하산 알타윌이 사망한 가운데, 최근 국경을 넘나드는 공격이 이어지면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이 지역 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뒤 국경 일대에서 연일 치명적인 적대 행위를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은 대외적으로 헤즈볼라와의 확전을 원치 않는다고 밝히고 있지만 헤즈볼라의 공격에 맞대응하고 있다. 알자지라 통신에 따르면 9일까지 레바논에서 130여 명의 헤즈볼라 대원을 포함해 약 180명이 사망했다.

가디언은 이날 "양 측의 충돌이 이어지면서 주민 수만여명이 레바논·이스라엘 국경 양쪽에서 대피했다. 이스라엘 북부에선 8만여명이 대피했고, 레바논 남부에서도 국경 일대에서 주민 7만6000여명이 북부로 피란을 떠났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지지하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전면전은 양측 모두에게 부담이 큰 선택이다. 이미 심각한 경제위기에 놓인 레바논은 전면전이 벌어지면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하다.

이스라엘도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자국 영토의 북부와 남부에서 ‘두 개의 전쟁’을 치르는 것은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 전면전을 벌일 경우 승산이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정보국(DIA)은 전면전을 벌일 경우 전력 분산으로 이스라엘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내부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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