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고 대책위, 오영훈 지사 만나 피해회복 요청서 전달

제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불법 촬영 사건과 관련해 한림고 피해회복 대책위가 4일 오영훈 제주도지사를 만나 면담을 가졌다. 오영훈 지사는 사태 수습과 피해회복을 위해 도청 차원에서의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다. : 대책위
제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불법 촬영 사건과 관련해 한림고 피해회복 대책위가 4일 오영훈 제주도지사를 만나 면담을 가졌다. 오영훈 지사는 사태 수습과 피해회복을 위해 도청 차원에서의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다. : 대책위

 

제주의 한 고등학교 여자화장실에 불법 촬영 기기를 설치한 뒤 피해자들을 촬영한 몰카 사건과 관련해 한림고 피해회복 대책위원회가 오영훈 제주도지와 면담을 진행했다.

4일 열린 면담에서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사태 수습과 피해 회복을 위해 도청 차원의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다.

이 사건은 지난 10월 18일 한림고에 재직 중인 교사가 여자화장실에서 상자형 휴지 안에 불법촬영 중인 휴대전화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뒤 이튿날인 10월 19일 불법촬영 장비 설치 가해자가 한림파출소에 자수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당시 피해당사자인 학생과 교사들은 사건신고 한 달이 지나서야 언론 보도를 통해 10개 이상의 불법촬영물이 있었음을 알게 됐다.

이후 지난달 6일 불법 촬영 가해자는 범죄 사안의 중대함과 증거인멸의 우려 때문에 구속된 후 불법 촬영 피해자가 한림고 50여 명에, 가해자의 아버지 식당 피해자까지 총 200여 명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해당 사건은 오는 10일 1차 공판을 앞두고 있다.

지난달 말, 한림고 불법촬영 사건의 피해자가 교내외 200여 명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한림고 교사는 도정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판단해 도지사 면담을 요청했고, 오영훈 도지사는 사태의 심각성에 공감, 흔쾌히 대책위와의 면담을 수락했다.

대책위는 "학교를 넘어서 도민, 관광객의 대규모 피해가 확인됐다"면서 '학교를 포함한 공공 화장실에 대한 안전시설 확충 및 정책 보완', '학교 전담 경찰관 제도 보완을 통한 학교 순찰 강화', '청소년 대상 성범죄 예방 및 대응을 위한 도-교육청-경찰청 체계 구축' 등의 내용을 담은 요청서를 전달했다.

오 지사는 사건 이후 학생과 학부모들이 감수해야 했던 고통에 유감을 표하며 "이 사건과 같이 심각한 사안에 대해서는 기관 간의 영역과 역할을 나누기에 앞서 기관을 대표하는 수장들이 앞장서서 적극 대응을 약속하는 것이 도민이 입었을 정신적 피해 회복의 출발일 수 있으니 도청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최선의 역량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면담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미성년자인 학생들이 서로 피해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있는 가슴 아픈 상황”이라며 학생들의 불안정한 상황을 호소했고, 교사는 “도지사의 뛰어난 성인지 감수성과 성평등에 대한 노력을 알고 있어 도움을 요청하러 왔다”면서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유사한 사건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유관 기관 간의 협력을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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