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앨라배마, 질소 가스 이용한 첫 사형 집행 예정
UN “잔인·비인간적 처벌 금지하는 국제조약 위반”

미국 앨라배마 애트모어(Atmore)의 사형 집행실인 홀먼 교정시설에선 약물 주사를 통한 사형이 이뤄지고 있다. 앨라배마주 사법당국은 사형수에게 질소가스를 흡입시켜 저산소증을 유발하는 방식으로 사형을 집행하기로 결정했다. : 가디언 기사 본문 캡처
미국 앨라배마 애트모어(Atmore)의 사형 집행실인 홀먼 교정시설에선 약물 주사를 통한 사형이 이뤄지고 있다. 앨라배마주 사법당국은 사형수에게 질소가스를 흡입시켜 저산소증을 유발하는 방식으로 사형을 집행하기로 결정했다. : 가디언 기사 본문 캡처

 

미국 앨라배마에서 질소가스를 이용한 첫 사형 집행이 이달 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유엔 인권 전문가들은 새로운 방식의 사형 집행은 잔인하고 비인간적이라며 중단을 촉구했다.

3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미 앨라배마주 사법당국은 오는 25일 사형수인 케네스 스미스(58)에게 질소가스를 흡입시켜 저산소증으로 유발하는 방식으로 사형을 집행하기로 결정했다.

스미스는 1988년 콜벳 카운티에서 돈을 받고 목사의 아내를 살해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보험금을 노린 피해자의 남편인 목사로부터 그녀를 살해하면 1000달러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이후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11대 1의 압도적인 표차로 스미스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담당판사는 이를 기각하고 사형을 선고했다.

앨라배마주는 2022년 11월 스미스에게 독극물 주사로 사형을 집행하려 했지만, 주사를 놓을 정맥 부위를 찾지 못해 실패했다. 그는 미국에서 독극물 주입을 통한 사형 집행 시도에서 살아남은 사형수 2명 가운데 한 명이다.

사형 집행 시도가 있은 지 몇 달 뒤 앨라배마 당국은 이번엔 '질소 저산소증'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사용해 다시 사형을 집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방법은 죄수에게 순수한 질소가 통과하는 마스크를 씌워 점진적으로 산소가 부족해져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하는 방식이다. 

 

미국에선 앨라배마와 오클라호마, 미시시피 등 3개 주에서 질소 가스 처형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질소 가스를 이용한 사형은 실제로 집행되지 않았다. 케네스 스미스. 사진 : Alabama Department of Corrections
미국에선 앨라배마와 오클라호마, 미시시피 등 3개 주에서 질소 가스 처형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질소 가스를 이용한 사형은 실제로 집행되지 않았다. 케네스 스미스. 사진 : Alabama Department of Corrections

 

앨라배마주 사법당국의 결정에 모리스 티볼빈즈 등 유엔인권 특별보고관 4명은 성명을 내고 '질소 가스를 이용한 사형 집행은 아주 고통스럽고 굴욕적인 죽음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엔 전문가들은 이러한 방식이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스미스가 고문에 해당할 수 있는 정도의 고통을 받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할 과학적 증거가 없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미국이 서명한 고문방지 협약과 인간에 대한 유해한 의학적, 과학적 실험에 대한 국제적 금지 규정을 모두 위반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앨라배마주의 한 연방판사는 질소 가스 처형에 대한 위헌 소송을 낼 수 있도록 사형 집행을 중단시켜달라는 스미스 측의 가처분 요청을 받아들일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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