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 마우스 초기 버전 저작권 만료
새해 첫날 미국 공개 도메인 진입

1928년 단편 애니메이션  ‘증기선 윌리’('Steamboat Willie')의 미키 마우스. : BBC 캡처
1928년 단편 애니메이션 ‘증기선 윌리’('Steamboat Willie')의 미키 마우스. 말을 하지 않는 미키와 미니의 초기 버전을 다룬 1928년 단편 영화 증기선 윌리는 새해 첫날 미국 공개 도메인에 진입했다. : BBC 캡처

 

미키 마우스 복장을 한 가면을 쓴 킬러가 등장하는 슬래셔 영화 예고편이 미국에서 만화 캐릭터의 초기 버전에 대한 디즈니의 저작권이 만료된 날인 지난 1일 공개됐다.

2일(현지시간) 미국의 영화자료 사이트 IMDB에 따르면 이날 미키 마우스 캐릭터를 등장시킨 공포영화 ‘미키스 마우스 트랩’ 예고편이 공개됐다.

이 영화는 21세 생일날 늦은 밤까지 놀이공원 오락실에서 일하는 여주인공 앨릭스를 위해 친구들이 깜짝 파티를 준비하지만, 미키 마우스 가면을 쓴 살인마가 나타나 그들을 상대로 게임을 한다는 내용이다.

예고편 영상 속에는 미키 마우스가 맨 처음 등장한 무성 애니메이션 ‘증기선 윌리’(1928년)의 장면들이 삽입됐으며, 살인마가 쓴 가면은 미키 마우스의 원래 얼굴과 달리 기괴하게 비틀린 형상으로 등장한다.

미 온라인 매체 NPR은 "1928년 개봉한 단편 애니메이션 '증기선 윌리'(Steamboat Willie)에 등장하는 만화 속 캐릭터는 우리가 알고 있는 미키와는 많이 다르다. 그는 더 난폭하고 거칠다. 당시의 블랙페이스 광대 쇼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리고 그다지 귀여워 보이지도 않는다. 영화 대부분에서 미키는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축사 동물들에 원치 않는 악기 역할을 강요한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의 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증기선 윌리'의 주인공인 초대 미키마우스 저작권 만료에 따라 '공개 저작물(Public Domain)'로 전환됐다.

공개 저작물은 누구든지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저작물이다. 만화가, 소설가, 영화 제작자가 이제 미키와 미니의 초기 버전을 다시 작업하고 사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영화의 각본과 제작을 맡았고 미키 마우스 가면 뒤에 숨은 남자를 연기한 영국 배우 사이먼 필립스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이 영화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 우리는 터무니없이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그러면서 "미키를 가족 영화에 출연시킨다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동전을 뒤집으려면 이미 존재하는 것과 완전히 반대되는 것을 생각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저작권법에 따르면 캐릭터에 대한 권리는 95년 동안 보유할 수 있다. 저작권이 만료되면서 누구나 자유롭게 이 작품을 공유·재사용 및 각색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BBC는 "디즈니는 여전히 미키의 상표를 브랜드 식별자와 기업 마스코트로 별도로 보유하고 있다. 즉, 대중이 이러한 이미지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에는 여전히 제한이 있다"면서 "디즈니는 최신 버전의 미키에도 여전히 저작권이 적용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디즈니는 '증기선 윌리' 저작권 만료를 앞두고 "미키 마우스의 더 현대적인 버전들과 저작권이 남아 있는 다른 저작물에 대한 우리의 권리를 계속 보호할 것이며, 미키와 다른 상징적인 캐릭터들의 무단 사용으로 인한 소비자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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