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숙 : 서귀포시 지역경제팀장

김현숙 : 서귀포시 지역경제팀장
김현숙 : 서귀포시 지역경제팀장

달랑 한 장 남은 책상 위 달력과 자동차세를 납부해달라는 방송 안내가 2023년이 마지막으로 치닫고 있음을 절감하게 한다. 

2023년은 癸卯年으로 검은 토끼의 해였다. 영리한 토끼의 특성과 지혜를 상징하는 검은색을 이르는 해로 올 한해, 어떠한 어려움이 와도 지혜롭게 이겨내리란 각오와 기대로 시작하였다. 

1월, 낯선 부서와 사람들 그리고 익숙하지만 어쩌면 불편한 사무실. 힘에 겨운 하루가 생겨나고 뜻하지 않은 성과에 어깨가 으쓱 올라가는 날도 지나갔다. 부서장 한마디에 자신감이 우뚝 솟다가도 민원인 호통에 자존감이 바닥을 치기도 하였다. 매번 쏟아지는 자료는 현행화를 하는데도 자꾸 어긋난다.

가격을 치르는 것 이외에는 쓸모가 없을 것 같았던 숫자들이 자료란 모습으로 머리를 찌근거리게 한다. 주기별로 반복되는 평가와 자료 제출, 그리고 계속 이어지는 보고(報告) 또 보고(報告).

기후변화가 가져온 잦아진 가뭄과 폭우, 폭설은 비상근무의 순번을 빨라지게 하였다. 온종일 모니터를 바라보며 치는 자판소리는 사무실을 꽉 채우고. 잠시 지인과 커피 한 잔의 수다가 행복하다. 우연히 마주하는 맛난 점심은 조금 전 얼굴을 붉히게 했던 일을 잊게 해주었다.

또각또각 퇴근길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은 왜 그리 위로가 되어주었던지. 다들 그렇게 살아내지 않았을까. 

다가서는 2024년 푸른 용 새해에는 모두들 잘 되었으면 좋겠다. 행복한 날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끝자락 12월 새로운 시작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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