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 : 제주시 총무과

김동환 : 제주시 총무과
김동환 : 제주시 총무과

우리는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노후를 조금씩은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는 어린 시절 내가 살았던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으로 바쁜 삶을 위로하기도 할 것이다.

때론 누군가는 여행을 다니며 자신에게 추억이 되었던 곳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꿈을 가지고 살아가기도 한다. 어떤 누군가는 자신의 인생 2막을 부모님이 정착한 곳에서 함께 지내는 것을 계획할 수도 있다.

작년부터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는 본인이 거주하는 곳 외의 희망하는 지자체에 1인당 연간 500만 원 이하의 일정 금액을 기부하면 세액공제와 함께 답례품을 받는 제도다.

기부액 10만 원까지는 전액 공제, 10만 원 초과분은 16.5%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으며, 기부금액의 30%를 지역특산품, 지역상품권 또는 다양한 서비스 상품 등의 답례품으로 받을 수 있다. 지자체는 이 기부금을 활용하여 그 지역의 주민 복리 증진과 지역 활성화에 활용하게 된다.

하지만 취지와는 별개로 제주도는 순전히 제주도 밖의 주민들에게 호응을 얻어 기부금을 마련해야 하는 불리한 위치에 있다. ‘본인이 거주하는 곳 외’라는 문구가 제주도민의 경우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포함하여 제주도 전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연의 초록과 바다의 푸름을 고파하는 도시사람에게 제주는 매력적이며 살고 싶은 지역이다. 이들에게 콘크리트 빌딩이 아닌 제주 천연자연의 매력과 귀농귀촌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다면, 이들은 적극적인 고향사랑기부자가 될 것이며 잠재적인 주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고향사랑기부제가 제주에 효과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이 작은 기부의 시작이 제주도를 우리 인생의 일부를 보내고 싶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는 희망으로 이어져야 한다.

꼭 고향이 내가 태어난 곳이라는 뜻이 아닌, 내가 살아보고 싶은 곳, 내가 살고 싶은 곳, 내가 함께 살고 싶은 사람이 있는 곳이라는 의미를 함께 만들어 내고, 그곳이 곧 ‘제주도’라는 인식을 제주도에 기부한 사람의 마음속에 조금씩 자리 잡아가게 해야 한다.

이렇게 모인 힘들이 켜켜이 쌓여 제주에 전해지고 마침내 20년 후에는 '살기 좋은 도시 제주', '지방자치의 선도자 제주의 부활'이라는 기사가 고향사랑기부제라는 프로젝트의 결실로 보여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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