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역대 가장 더운 여름 기록
7~9월 평균 온도 6.4도...1900년 이후 최고 수치
"이제껏 경험 못한 미지의 영역"

2023년 11월 15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이파네마 해변.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 수많은 인파가 해변을 찾았다. 올해 11월은 남미 역사상 가장 따뜻한 11월로 기록됐다. : Getty Images
지난달 15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이파네마 해변.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 수많은 인파가 해변을 찾았다. 올해 11월은 남미 역사상 가장 따뜻한 11월로 기록됐다. : Getty Images

 

지난 달은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따듯한 11월로 기록됐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19세기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후 올해가 세계에서 가장 따듯한 해가 될 확률이 99.5% 이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1월은 6개월 연속으로 기록적인 따듯한 온도를 기록했다. 또 올해 들어 현재까지 따듯함을 유지하고 있다. 전 세계 해수면 온도는 8개월 연속으로 기록적으로 뜨거웠다.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와 열대 태평양에서 발생한 엘니뇨 현상의 결과인 이 기록은 지구가 얼마나 빠르고 광범위하게 뜨거워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기후 변화는 산불부터 살인적인 더위와 홍수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으로 점점 더 파괴적이고 막대한 비용을 초래하는 영향을 미치고 있다.

NOA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여름 북극의 여름 평균 기온은 역대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11월 세계 평균 표면 온도가 평균에서 벗어난 것을 보여주는 지도. 자료 : NOAA.
2023년 11월 세계 표면 온도가 평균에서 벗어난 것을 보여주는 지도. 자료 : NOAA.

 

NOAA가 12일(현지시간) 공개한 ‘2023 북극 보고서 카드’(Arctic Report Card)를 보면 북극의 올해 7∼9월 평균 지표면 기온은 6.4도를 기록했다. 관측이 시작된 1900년 이후 최고 온도다.

영하 7도를 기록한 연평균 기온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역대 여섯번째로 따듯한 해였다. 1940년 이후 북극의 연평균 기온은 10년마다 0.25도씩 상승했다.

북극의 온난화는 해빙 감소, 강수량 증가, 해수면 온도 상승 등 주변 기후와 생태계에 연쇄 작용을 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극이 점점 따듯해지면서 극지방에 눈으로 덮인 면적이 줄어드는 현상도 계속되고 있다. 또 비가 많이 내리면서 해수면 온도는 상승했다.

NOAA 연구진은 이 같은 현상이 인간 활동에 따른 기후변화 때문으로, 생태계와 인류가 이제껏 가보지 않았던 미지의 영역으로 들어서게 됐다고 진단했다. 

 

노르웨이 스발바르 북쪽 북극해 얼음 위의 북극곰. : Getty Images
노르웨이 스발바르 북쪽 북극해 얼음 위의 북극곰. : Getty Images

 

올해 북극 해빙 면적은 1979년 이후 여섯 번째로 좁은 것으로 파악됐다. NOAA 측은 "해빙의 범위가 줄어드는 것은 ‘지구 보호막’(planet’s reflective shield)이 쪼그라든다는 의미"라며 "지구로 들어오는 햇빛을 반사시키는 정도로 약해진다는 뜻"이라고 했다.

지구 온난화로 해빙이 감소하고 이로 인해 햇빛을 반사시키지 못해 북극 기온이 오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북극 생태계 변화는 인류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연구진은 “유라시아 서부와 캐나다 북부에선 건조한 봄과 여름을 맞았다"면서 "특히 캐나다 북부에선 눈이 일찍 녹은 데 이어 건조하고 무더운 여름이 겹치면서 지난 8월 옐로나이프 산불로 주민 2만 명이 대피했던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미국 최대 연어 산지인 알래스카 브리스틀만에선 2021∼2022년 따스한 바닷물로 연어가 급증하면서 도매가격이 수십 년만에 최저로 급락했다.

특히 북극에선 극지답지 않게 점점 눈이 줄어들고 녹지가 늘어나고 있다.

NOAA 측은 "습도가 높아지면서 ‘툰드라 녹색화’가 인류와 생태계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축축한’ 녹지가 늘어나면 기존 먹이사슬이 무너지면서 이끼를 먹고 사는 순록과 밀접하게 살아온 원주민 생활 방식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 제주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