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녹색당 4일 논평
"제주 군사기지화 가속화·긴장 격화"

한화그룹이 제주에서 국내 전역을 감시·관측하는 '우주의 눈' 역할이 가능한 저궤도 위성을 생산하고 발사하는 시설을 조성한다.

저궤도 위성을 생산하기 위한 시설이 본격 구축되는 것과 관련해 제주의 군사기지화를 가속화하고 긴장을 격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제주가 우주센터로 결정된 이유는 국내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위성 발사에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는 로켓 발사체가 유리한 적도 가까이에 위치해 있고,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발사체나 페어리(덮개) 등을 안전하게 낙하시킬 수 있다. 또 전파 간섭과 공역 제한, 군 작전지역·통제구역이 다른 지역보다 적다는 것도 위성 발사에 적합하다.

우주센터 조성사업은 2025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이 기간 한화는 약 수백억원을 투자해 위성 AIT(위성 조립 및 성능·기능 시험) 시설, 연구개발센터, 사무동, 게이트웨이 등을 만들기로 했다. 

 

한화시스템은 위성체를 개발하는 한화그룹 산하 우주·방산산업 3대 핵심 계열사다. 이 회사는 레이다와 지휘통제통신, 전투체계 분야를 대표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대북정찰목적의 초소형 SAR위성 개발에 착수하기로 하고 지난 5월 한화시스템과 679억 규모의 '초소형위성체계개발사업' SAR 검증위성 1기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소형 위성. : 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은 위성체를 개발하는 한화그룹 산하 우주·방산산업 3대 핵심 계열사다. 이 회사는 레이다와 지휘통제통신, 전투체계 분야를 대표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대북정찰목적의 초소형 SAR위성 개발에 착수하기로 하고 지난 5월 한화시스템과 679억 규모의 '초소형위성체계개발사업' SAR 검증위성 1기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소형 위성. 자료 : 한화시스템

 

한화시스템과 군은 지난 11월 29일 제주 해상에서 지상 관측 목적의 소형 합성개구레이더(Synthetic Aperture Radar·SAR) 위성을 우주로 발사할 것이라고 보도됐지만 4일 발사가 이뤄질 것이라 예측된다.

제주녹색당은 이날 논평에서 "한화그룹은 한국을 대표하는 방산 계열사들을 두고 있으며 그 가운데 한화시스템은 레이다와 지휘통제통신, 전투체계 분야를 대표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대북정찰목적의 초소형 SAR위성 개발에 착수하기로 하고 지난 5월 한화시스템과 679억 규모의 '초소형위성체계개발사업' SAR 검증위성 1기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했다.

이어 "제주 해상에서의 위성 발사 계획은 이 계약에 의한 과정이다. 이번 발사 실험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며, 한화시스템이 서귀포 강정 해군기지에서 10여 분 걸리는 탐라대학 부지에 위성 생산 공장을 짓게 되면 제주 남쪽 해상은 위성 발사지가 될 것"이라며 "제주가 첨단 무기의 공장과 실험장이 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녹색당은 "2016년 제주해군기지가 준공된 후 제주 해상은 핵잠수함과 핵항공모함이 빈번히 드나드는 곳이 됐으며 지난 11월 26일에는 한·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제주 동남방 공해상에서 ‘한·미·일 해상훈련’을 실시했다"고 했다.

또한 "윤석열 정부는 ‘한미일 해상훈련’에 앞서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을 일부 정지했고 북한은 사실상 파기를 선언한 상태로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적대적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고 했다.

계속해서 "이러한 정세 속에 제주의 우주센터 유치는 동아시아 평화를 증진시키기는커녕 남북한 무기 경쟁을 강화시킬 것"이라며 " 2005년 제주도는 동북아와 한반도의 평화정책에 기여하기 위해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핵항공모함과 핵잠수함이 수시로 드나드는 해군기지의 존재와 함께 첨단 무기로 사용될 위성 생산 공장 유치는 평화지대가 되어야 하는 제주를 군사기지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탐라대학부지 활용에 대해선 "오영훈 지사는 지난 1월 탐라대학교 부지 활용 방안에 대해 신산업 유망 기업을 육성 유치하고 핵심 기술 연구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며 "하지만 앞서 7월 오영훈지사가 한화시스템과 우주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음에 따라 제주도가 유치하려는 신산업 핵심 기술이 전쟁 무기를 첨단화시키는 산업과 기술임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제주도는 이를 위해 고속 주행을 하고 있다. 당초 제주도는 탐라대학 기존 건물의 활용도를 비롯해 부지를 둘러싼 도시 인프라 등에 대한 검토 용역비로 상반기 추가경정 예산안에 10억원을 편성했다. 

이후 해당 용역이 시작되기 전에 제주도는 지난달 20일 도시계획위원회 회의를 통해 탐라대 부지에 한화시스템이 신청한 공장 신축 개발행위 허가를 조건부 수용했다.

녹색당은 "제주도가 유치하려는 신산업이 첨단무기 산업이 되는 것에 대해 지역사회 공론화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으며 제대로 된 부지 활용계획이 나오기도 전에 한화시스템에 위성생산 공장 허가를 해준 것은 절차적으로 문제가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제주도가 도비를 들여 매입한 탐라대학 부지가 첨단 무기 제조공장 부지로 사용되는 것이 적절한 지 공론화 작업이 선행돼야 하며, 탐라대학 부지 활용 방안에 대한 다각도의 검토가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녹색당은 위성생산 공장 유치와 관련 "오영훈 지사는 제주도를 다시 군사적 위협으로 몰고갈 위성 생산 공장 신축을 불허하고 탐라대학 부지 활용방안에 대해 도민 공론화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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