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NYT '한국은 소멸하는가' 칼럼

로스 다우서트는 NYT 칼럼니스트는 2일(현지시간) '한국은 소멸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은 선진국들이 안고 있는 인구감소 문제에 있어 두드러진 사례연구 대상국"이라며 최근 발표된 한국의 3분기 출산율 통계를 소개했다. : 제주인뉴스
로스 다우서트 NYT 칼럼니스트는 2일(현지시간) '한국은 소멸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은 선진국들이 안고 있는 인구감소 문제에 있어 두드러진 사례연구 대상국"이라며 최근 발표된 한국의 3분기 출산율 통계를 소개했다. : 제주인뉴스

 

"한국은 선진국들이 안고 있는 인구감소 문제에 대한 두드러진 사례연구 대상국"

로스 다우서트(Ross Dowsert)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는 2일(현지시간) '한국은 소멸하는가'(Is South Korea Disappearing?)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최근 발표된 한국의 3분기 출산율 통계를 소개하며 “한국은 합계출산율이 2018년 1명 이하로 떨어졌고 올해 3분기에는 0.7명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다우서트는 2009년부터 NYT에 고정 칼럼을 게재하고 있다.

다우서트는 "최근 한동안 한국은 선진국 전반에 걸친 인구 감소 문제에 있어 주목받는 사례 연구가 되어왔다"며 "거의 모든 부자 국가들이 출산율이 1.5명 정도의 대체 수준 아래로 떨어졌지만, 대개는 여성당 1.5명 정도다. 예를 들어 2021년에 미국은 1.7, 프랑스는 1.8, 이탈리아는 1.3, 캐나다는 1.4의 출산율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한국은 1980년대에 이미 대체 수준 이하로 떨어져, 특히 2018년엔 여성 1인당 0.8로 하락했고, 그 후 팬데믹 이후인 2018년엔 0.7로 더 떨어진 것이 특이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합계출산율 0.7명의 의미를 해석하는 것은 중요하다"면서 "이러한 수준의 출산율을 유지하는 국가는 한 세대를 구성하는 200명이 다음 세대에 70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 같은 인구감소는 14세기 흑사병이 유럽에 몰고 온 인구감소를 능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14세기 유럽 지역에서 흑사병에 의한 정확한 사망 통계는 없지만 학계에선 흑사병으로 인구 10명 중 5∼6명이 사망한 지역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세대 간 인구 감소와 전염병에 의한 전체 인구 감소를 단순 비교하기엔 한계가 있지만, 한국의 출산율이 그만큼 극단적으로 낮다는 점을 단순화해 비유한 것으로 해석된다. 

 

자료 : (주)피엠아이
지난달 24일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앰아이가 전국 20~6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기혼 남녀의 저출산 현상에 대한 인식’을 알아본 결과, 응답자의 58%가 양육자로서 가장 어려운 부분을 ‘경제적 부담’이라고 답했다. 이어 ‘일과 가정의 양립으로 인한 피로와 스트레스(21.5%)’, ‘일이나 학업 등의 경력 단절(7.0%)’, ‘관련 국가 정책 및 제도 미흡(4.0%)’ 등의 답이 나왔다. 자료 : (주)피엠아이

 

다우서트는 바이러스가 유출된 사고로 인해 전 세계인의 99.4%가 소멸하고, 극소수의 생존자만이 살아남은 종말론적 이야기가 담긴 스티븐 킹의 소설 더 스탠드(The Stand)를 언급하며 급속한 인구 붕괴를 설명했다.

다우서트는 "이 실험을 두 번째 세대 교체로 실행하면 원래 200명의 인구가 25명 미만으로 감소한다. 세 번째로 실행하면 스티븐 킹 소설 속의 허구적인 인구 대폭 감소에 가까워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한국의 출산율이 수십 년 동안 이 정도로 낮게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현재 약 5100만 명인 한국의 인구가 이러한 상상에 따라 몇 명으로 줄어들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2067년 한국 인구가 3500만명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통계청 인구추계(저위 추계 시나리오 기준)를 인용하며, 이런 전망만으로도 충분히 한국 사회를 위기에 몰아넣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우서트는 "불가피한 노인 세대의 방치, 광활한 유령도시와 황폐화된 고층빌딩, 고령층 부양 부담에 미래가 보이지 않는 젊은 세대의 해외 이민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저출산의 원인으로 학생들을 학원으로 몰아넣는 잔인한 입시경쟁 문화가 자주 거론된다고 소개했다.

또 보수적 한국 사회에 대한 페미니스트들의 반란과 그에 반발해 나타난 남성들의 반페미니즘이 남녀 간 극심한 대립을 남겼고, 인터넷 게임 문화 등이 한국 젊은 남성을 이성보다 가상의 존재에 빠져들게 한 게 혼인율 하락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다우서트는 언급했다.

다우서트는 "이런 현상은 미국 문화와 대비된다기보다는 미국 역시 경험하고 있는 현상이 과장되게 나타난 것으로 읽힌다"며 "현재 한국의 상황은 단순히 암울하고 놀라운 현상이라기보다는 미국에도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한 경고일 것"이라고 했다.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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