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간 마을에 기존 3배 넘는 폐기물 처리 증설 허가
행정에 허가 재고 요청...대답은 ‘절차상 문제 없음’ ‘현실적 대안 없음’

폐기물 처리 증설 허가에 반대하는 금악리 주민들과 신부, 수녀들은 7일 오후 성이시돌 피정의 집 앞에서 출발해 폐기물 처리업체 앞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 제주인뉴스
폐기물 처리 증설 허가에 반대하는 금악리 주민들과 신부, 수녀들은 7일 오후 성이시돌 피정의 집 앞에서 출발해 폐기물 처리업체 앞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 제주인뉴스

 

"공공 하수처리장 등에서 발생하는 농축 쓰레기를 도민의 식수원인 ‘지하수 1등급 보존지역’ 바로 옆에서 불법적으로 처리하는 업체를 용인하는 것도 모자라 대규모 증설을 승인했다는 사실을 제주도와 제주시 행정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폐기물 처리시설이 위치한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지역 주민이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금악리 마을회, 천주교 제주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재)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 제주참여환경연대 등은 7일 오후 폐기물 처리시설이 있는 한림읍 금악리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폐기물 처리 증설 허가에 반대하는 금악리 지역 주민들과 신부와 수녀들은 이날 오전 성이시돌 피정의 집 앞에서 출발해 폐기물 처리업체 앞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금악리 마을 이장은 도로 행진을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불법행위 업체인 것을 알면서도 제주시와 제주도는 금악 주민들과 가축들의 피해 민원보다는 불법 업체의 이익이 우선인 영업 지속을 선택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제주도, 제주시 행정이 불법 행위들을 봐주다 보니 폐기물 처리업체인 A주식회사가 하늘이 무서운줄 모르고 갑의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마을 이장은 "금악리 마을에서 도지사에게 수 차례의 면담 요청을 했는데도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가 이런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또한 "환경기초시설이 필요하다면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면서 살아가는 중산간 마을에 설치하지 말고 시내 한복판에 설치하라"면서 "그것이 지역 균형 발전 아니겠나"라고 했다.

마을 이장은 "제주도 국회의원, 도의원 여러분들은 놀고 먹고 하는 행사장만 다니지 말고 각 마을의 어려운 현안들이 있는 마을을 방문해 현장의 소리를 듣고 민원 해결에 나서는 것이 정치인들의 할 일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폐기물 처리 증설 허가에 반대하는 금악리 주민들과 신부, 수녀들은 7일 오후 성이시돌 피정의 집 앞에서 출발해 폐기물 처리업체 앞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 제주인뉴스
폐기물 처리 증설 허가에 반대하는 금악리 주민들과 신부, 수녀들은 7일 오후 성이시돌 피정의 집 앞에서 출발해 폐기물 처리업체 앞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 제주인뉴스

 

 

폐기물 처리 증설 허가에 반대하는 금악리 주민들과 신부, 수녀들은 7일 오후 오전 성이시돌 피정의 집 앞에서 출발해 폐기물 처리업체 앞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 제주인뉴스
폐기물 처리 증설 허가에 반대하는 금악리 주민들과 신부, 수녀들은 7일 오후 성이시돌 피정의 집 앞에서 출발해 폐기물 처리업체 앞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 제주인뉴스

 

지역 주민들은 기자회견에서 "지난달 26일 금악리에 위치한 ‘성이시돌 젊음의 집’에 수련회를 위해 방문한 수 백명의 청소년들은 평생 처음 맡아보는 악취에 코를 막으며 냄새의 정체를 물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시돌을 포함한 금악리 주민이라면 누구나 ‘A주식회사 폐기물처리장 증설’이라는 소식을 듣자마자 수십년간 따라다닌 지독한 악취의 기운을 느꼈을 것"이라고 전했다.

주민들은 "그동안 수 많은 주민 민원과 진정, 수십 차례의 행정의 단속과 처벌, 도의회를 비롯한 지역 공동체의 문제제기가 있었다"며 "그럼에도 해당업체는 보란듯이 처리용량을 세배 이상 키우고, 유해물질을 쉼 없이 내뿜는 소각장까지 들이겠다는 사업계획을 제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행정은 이를 소리소문없이 일사천리로 승인해 줬다"면서 "주민들은 지난 수십년간의 경험으로 업체의 이러한 계획이 주민의 생존권, 호스피스병원 환자 및 요양원 어르신들의 건강권, 청소년들의 교육권 등과 절대 양립할 수 없음을 알기에 증설에 반대하고 행정의 허가 재고를 요청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행정의 대답은 ‘절차상 문제 없음’과 ‘현실적 대안 없음’이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최근 환경단체와 함께 문제 업체의 주변 환경을 조사한 내용이 알려지고, 언론과 도의회가 잇따라 문제제기를 하면서 우리는 이 사안이 단순히 지역 주민을 넘어 제주도민 전체의 문제임을 실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결국 ‘절차상 문제 없음’은 엉터리 환경조사와 사업계획을 포함한 탈법적 행위를 눈감아주겠다는 의미"라며 "‘현실적 대안 없음’은 지금도 계속되는 제주의 환경파괴, 특별히 지하수의 심각한 오염을 방치하겠다는 의지"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소중한 제주 도민의 세금이 도리어 제주의 환경을 파괴하고 도민의 환경권을 해치는데 쓰이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언제까지 용인해야 하나"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역의 목소리를 넘어 제주도민 전체의 경고를 담아 행정당국에 요구한다"면서 "제주도와 제주시 행정은 즉시 A주식회사가 그동안 저질러온 환경파괴와 불법 행위를 조사해 그에 따른 강력한 법적, 행정적 조치를 취하고 지하수를 비롯한 주변 환경 피해를 복구·보전할 대책을 수립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속해서 "행정역량을 총 동원해 조속히 하수 슬러지 등 공공 폐기물의 적절한 처리계획을 수립해 도민들에게 설명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끝으로 이들은 "‘환경교육도시 제주’를 찾은 아이들이 평생 처음 맡아보는 악취의 근원을 물으면 아이들을 폐기물 처리업체 공장 앞으로 데려가 아름다운 오름 아래 하수 원수보다 더러운 폐수가 흐르고, 번들거리는 기름기로 썩어가는 흙이 쌓인 광경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것이 진정한 제주의 환경교육인지 도지사와 제주 행정당국에 진지하게 묻고자 한다"고 말했다. 

   

금악리 마을회, 천주교 제주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재)이시돌농촌산업개발협회, 제주참여환경연대 등은 7일 오후 폐기물 처리시설이 위치한 한림읍 금악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도 행정은 폐기물 처리시설 증설을 일사천리로 승인해 줬다"면서 "행정이 공공하수 쓰레기 불법 처리를 비호하며 환경파괴와 지하수 오염을 방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 제주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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