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5세인 중국의 전직 공무원이 은퇴 16년 만에 부정 축재로 처벌받게 된 것은 그의 손녀가 소셜미디어(SNS)에 자신 집안의 부를 과시하는 글을 올린 것이 발단이 됐다. '북극 메기'(왼쪽)와 그의 할아버지. : 바이두 캡처
올해 75세인 중국의 전직 공무원이 은퇴 16년 만에 부정 축재로 처벌받게 된 것은 그의 손녀가 소셜미디어(SNS)에 자신 집안의 부를 과시하는 글을 올린 것이 발단이 됐다. '북극 메기'(왼쪽)와 그의 할아버지. : 바이두 캡처

 

손녀가 소셜미디어(SNS)에 부를 과시하는 내용의 글을 게시한 뒤 중국 퇴직 간부의 부정 축재가 뒤늦게 드러나 당적이 박탈되고 재산을 몰수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11일 CCTV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광둥성 선전시 기율위원회·감찰위원회는 지난 10일 심각한 기율 위반 혐의로 선전시 교통국 화물운수분국 전 국장인 중겅치(鍾庚賜·75)에 대해 당적을 박탈하고 불법 소득을 몰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75세인 중 전 국장이 은퇴한 지 16년 만에 당국의 조사를 거쳐 처벌을 받게 된 것은 손녀 때문이다.

‘북극 메기’라는 필명을 쓰는 그의 손녀는 지난 3월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그의 가족이 호주에 이민한 소식을 알리며 “집안의 막대한 재산은 많은 중국인이 제공한 것”이라며 “어떻게 중국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북국메기는 “우리 집 재산은 아홉 자릿수”라고 적기도 했다. 위안화로 아홉 자릿수이면 수억 위안이고 1억 위안은 약 185억원이다.

게시글이 논란이 되자 북극 메기는 “살찐 돼지는 개숫물만 먹는다”며 “나를 욕하는 사람이 1년 동안 번 돈을 나는 하루 만에 다 써버린다. 집안에 청장급 이상 간부가 없는 사람은 나를 욕할 자격이 없다”고 했다.

자신의 할아버지인 중겅츠의 젊은 시절 사진을 올리며 장난스러운 말투로 “횡령을 한 것 같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글을 보고 분노한 누리꾼들은 그가 증겅츠의 손녀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후 중겅츠는 현지 언론에 "집에 9자리 숫자의 돈이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고 은퇴할 때까지 성실하게 근무했다"고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해명에도 논란이 확산하자 선전시 교통국은 진상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했으나 6개월이 지난 지난달 “규정에 따라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비난 여론을 부추겼다.

결국 기율·감찰위가 조사에 나선 뒤에야 중 전 국장의 재직 시절 부정 축재 혐의가 드러나게 됐다.

기율·감찰위는 그가 재직 기간 규정을 위반해 영리 활동을 하고 재물을 축적했으며, 직무를 이용해 다른 사람의 편의를 봐주면서 불법적으로 재물을 받았다고 밝혔다.

중국 매체들은 이번 사건을 앞다퉈 보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평론에서 “북극 메기가 신중하지 못해 부패 척결의 공을 세워 할아버지를 끌어내렸다”며 “메기 한 마리가 큰 물고기를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북극 메기는 후회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저작권자 © 제주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