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치기 여행에 10유로(약 1만4300원)부과

베네치아. : Birta Hlin 유튜브 캡처
베네치아. : Birta Hlin 유튜브 캡처

 

대규모 관광객 유입으로 상업적 관광도시로 변한 이탈리아 북부 수상도시 베네치아가 내년부터 당일치기 여행객에게 입장료를 징수할 계획이다.

29일(현지시간) 안사(ANSA) 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치아는 내년부터 당일치기 여행객에게 최대 10유로(약 1만4300원)의 입장료를 받기로 했다.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내년부터 시범적으로 당일치기 여행객에게 입장료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루이지 시장은 "매년 베네치아에서 열리는 곤돌라 노 젓기 대회인 ‘레가타 스토리카’나 가톨릭 축일에는 입장료를 받지 않을 것"이라며 입장료는 “가장 중요한 주말에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인구가 5만 명에 불과한 베네치아는 지난 한 해 동안 약 320만 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베네치아 일부 주민들은 현재 관광객들을 반기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베네치아. : Birta Hlin 유튜브 캡처
베네치아. : Birta Hlin 유튜브 캡처

 

베네치아의 위기는 예고된 것이었다. 세계적인 관광도시들이 그렇듯 베네치아도 몰려오는 관광객들과 도시 확장을 위한 난개발로 도시와 건축물이 손상되기 시작한 지 오래다.

상업적 관광지로 변해버린 베네치아는 관광객들이 도시를 점령하고 주민들의 삶을 침범해 오래된 상점이나 주민들이 쫓겨나는 투어리스티피케이션(Touristification)으로 이어지는 과잉관광(Overtourism)의 대표적인 도시가 됐다.

당국은 지난 2018년 관광객 유입을 줄이기 위해 입장료 징수 조례안을 만들었지만 그해 대홍수로 인해 도심의 75%가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속출하자 계획을 연기했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시행이 미뤄졌다.

지연되던 입장료 징수 방안은 올해 1월 16일부터 마침내 시행되는 듯했지만 구조적인 문제로 또다시 연기됐다. 요일과 시간에 따라 부과되는 3∼10유로(약 4300∼1만4300원)의 입장료를 누가 면제받을 수 있는지 혼선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베네치아가 속한 베네토주 당국은 베네토 주민들은 입장료를 면제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베네치아시 당국은 당일치기 여행이면 예외를 둘 수 없다고 맞섰다.

또 베네치아 당국은 당일치기 여행객이 도시 방문을 예약하고 결제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2022년 말까지 준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웹사이트 개설은 늦어졌다. 결국 입장료 징수 계획은 2024년으로 연기됐다.

브루냐로 시장은 “내년에 베네치아 방문을 예약하는 관광객은 입장료를 할인받을 수 있다. 박물관을 예약 방문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이해해달라”면서 “이 방안은 도시를 잘 관리하고, 여기에서 거주하고 생활하며 일하는 모든 사람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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