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주요 외신들은 프리고진이 이날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여객기의 명단에 올랐다고 러시아 민간항공 당국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 euro news
23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주요 외신들은 프리고진이 이날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여객기의 명단에 올랐다고 러시아 민간항공 당국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 euro news

 

모스크바 군 지도부에 맞서 무장반란을 주도해 크렘린궁을 뒤흔들었던 바그너 그룹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CNN 등 주요 외신들은 프리고진이 이날 생존자 없이 추락한 여객기의 명단에 올랐다고 러시아 민간항공 당국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바그너 그룹과 연계된 텔레그램 채널인 그레이존(Gray Zone)은 추락한 전용기가 러시아군 대공방어에 의해 격추됐다고 전했다.

바그너의 사령관이자 공동 창업자로 프리고진 최측근으로 알려진 드미트리 우트킨도 추락한 비행기에 탑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레이 존은 23일(현지시간) 늦은 밤 프리고진이 "러시아 반역자들의 행동의 결과로" 사망했다고 게시했다.

이번 추락 사고는 바그너 그룹의 반란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의혹에 휩싸였던 러시아 고위 장군 세르게이 수로비킨이 공군 참모총장에서 해임된 날 발생했다.

수로비킨은 지난 6월 프리고진의 반란 시도 이후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관련해 그가 바그너 그룹 반란에 연루돼 숙청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러시아 내에선 그가 반란 공모 가능성과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이 사진은 지난 21일 Razgruzka_Vagnera 텔레그램 채널에서 공개된 영상에서 가져온 이미지다. 바그너 그룹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알 수 없는 장소에서 카메라를 향해 말하고 있다. : AP 통신
이 사진은 지난 21일 Razgruzka_Vagnera 텔레그램 채널에서 공개된 영상에서 가져온 이미지다. 바그너 그룹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알 수 없는 장소에서 카메라를 향해 말하고 있다. : AP 통신

 

프리고진은 두 달 전인 6월 23일 무장반란을 일으키며 러시아 모스크바로 진격했다. 당시 러시아 국민들의 환영을 받는 모습이 노출되기도 했다.

이 무장반란은 프리고진이 러시아 최고 군 고위 수뇌부가 우크라이나에서 무능하다고 비난하면서 수개월 동안 공개적인 비판과 조롱을 가한 이후 발생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를 통해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철군하는 조건으로 그와 병사들을 처벌하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반린은 36시간 만에 중단됐다.

이후 프리고진은 벨로루시로 이주하기로 동의했지만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에서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7월 말에는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담이 열린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바그너의 반란을 반역죄로 규정하고 범죄 수사에 착수했지만 프리고진은 러시아 대통령의 권위에 대한 전례없는 도전으로 인해 기소되거나 실질적인 처벌을 받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블룸버그는 23일(현지시간) 이번 사고가 프리고진이 푸틴 대통령의 약 25년 통치에서 가장 큰 위협이 된 반란을 주도한 지 정확히 두 달 만에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지난달 콜로라도 아스펜에서 열린 보안포럼에서 "푸틴은 궁극적인 복수의 사도"라며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의 반란 시도에 대한 복수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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