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서 가장 뜨거운 장소로 알려진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에 걸쳐있는 '데스벨리'(Death Valley)에 역사상 가장 많은 비가 쏟아졌다.

22일(현지 시각) 미 라스베이거스 지방 기상청(NWS)에 따르면 지난 20일 데스밸리 국립공원(Death Valley National Park)에 하루 동안 2.2인치(5.5센티미터)의 비가 내렸다. NWS 측은 지난해 8월 5일 기록한 1.70인치(4.32㎝)를 뛰어넘는 최대 기록이라고 전했다.

데스밸리 사막에 기록적 폭우가 내린 것은 열대성 폭풍 힐러리(Hillary) 영향이다.

폭풍 '힐러리'가 미국 서남부를 관통하면서 내륙 지역에도 폭우를 몰고 왔다. 기후변화로 인해 열대성 폭풍이 이례적으로 내륙 깊이 파고들었다.

사막 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모래가 진흙이 돼 쏟아져 내려 도로 곳곳을 막는 상황이 벌어졌다.

NWS는 폭풍 힐러리가 도로에 큰 피해를 입힌 후 주변 지역에 거주하는 약 400명의 사람들이 대피하면서 22일(현지시간) 공원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NWS는 공원과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는 공원 내에 발이 묶인 사람을 찾고 있었고, 공원 내부에 남아 있는 사람이 안전하게 나갈 수 있도록 출구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22일 NWS 측은 "많은 도로에 상당한 진흙과 자갈 등이 흘러내렸고, 도로가 침하했으며 갓길도 완전히 유실됐다"며 "추가 조사를 진행한 뒤 공원 재개장 날짜를 정할 것"이라고 알렸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뜨겁고, 건조한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에 이런 폭우가 내린 것은 최근 더 심각해진 기후변화의 한 사례라고 전했다.

폭풍 힐러리는 전날 오전 열대성 저기압으로 세력이 약해졌지만, 캘리포니아 남부를 가로질러 북상하며 곳곳에 많은 비를 뿌렸다.

팜스프링스와 샌디에이고 등에서도 역대 8월 최대 강수량을 기록했다. 힐러리의 저기압 중심부는 네바다주까지 이동해 네바다주에 상륙한 첫 열대성 폭풍으로 기록됐다.

로스앤젤레스(LA) 지방 기상청은 한인타운과 인접한 다운타운LA의 지난 20일 강수량이 2.48인치(6.30㎝)를 기록해 이 지역의 8월 강수량으로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전 기록은 1977년 8월 17일의 2.06인치(5.23㎝)가 최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