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녹색당, 청년정치 관련 논평

제주녹색당이 지난 5월 26일 오전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비자림로 확장 무효 소송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제주인뉴스
제주녹색당이 지난 5월 26일 오전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비자림로 확장 무효 소송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제주인뉴스

 

강경흠 전 제주도의원이 성매매 의혹으로 의원직을 사퇴한 이후 '청년정치'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 제주녹색당은 "문제는 ‘청년정치’가 아니라, 시민들이 투표를 통해 위임한 권력을 사용하는 방식"이라고 피력했다.

녹색당은 22일 논평에서 강 전 의원이 성매매 의혹으로 의원직을 사퇴한 것에 대해 "도의원이 이렇게 불명예 사퇴한 것은 도의회 역사상 최초의 일이며, 마땅히 사퇴했어야 하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이를 두고, 언론에서는 강 전 의원이 제주도의회 최초로 20대 청년 의원으로 당선됐기 때문에, 연이어 ‘청년정치’에 대한 문제제기와 지적이 분분하기도 하다"고 했다.

녹색당은 "정치인들이 성매매 혐의로 도마에 오르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심지어는 지방의원들이 해외출장에서 성매매를 하고도 슬그머니 정치권에 다시 복귀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녹색당은 "강 의원이 불을 끄고 불법 영업하는 단란주점, 그것도 외국인 여성들이 불법 감금된 곳에서 ‘그저 술자리를 가졌을 뿐이다’ 라고 주장한다는 것은, 실은 정치권에서 이러한 형태의 성매매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할 뿐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따라서 강 전 의원의 사례는 단순히 개인의 비윤리성이나 개인적 일탈로만 해석돼서는 안 되며, 아무렇지도 않게 불법을 저지를 수 있는 권력이 왜 있었는지를 들여다봐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녹색당은 "그의 불법 행위는 결국 불법 업소를 드나들 수 있는 권력, 해당 업주와 술자리를 함께 가진 사람들의 묵인이 있어서 가능했다. 이는 도민들이 강 전 의원에게 위임한 권력을 ‘책임’으로 인식했다면 할 수 없었던 행동"이라ㅓ며 "결국은 권력을 ‘힘’으로 인식하고 사용했기 때문에, 의원으로서 최소한의 윤리성조차 저버릴 수 있었던 것"이라고 파악했다.

녹색당은 "강 전 의원은 아라동에서 ‘청년정치’를 내세우며 제주도의회 최초로 20대 청년 의원으로 당선됐다. 그는 청년정치를 통해 새로움, 신선함, 패기와 열정을 주창했으나 그가 보여준 것은 결국 자신의 기득권 권력을 강화하는 기성 정치와 다르지 않은 권력 남용이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에게 ‘청년’은 시대의 새로운 문제들을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겠다는 외침이 아닌 기호일 뿐이었다. 의회 역사상 전무후무한 이번 사태는 ‘청년정치’의 몰락이 아니라, 기존의 낡은 정치를 따라간 정치행태의 몰락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녹색당은 "청년정치는 ‘청년도 기득권이 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금 시대의 기후위기와 불평등이라는 새로운 문제들은 결국 권력을 ‘힘’으로만 인식한 과거의 정치들이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기후위기로 농사짓기 어려워진 농민들, 해수면 상승으로 침투하는 염수, 관광산업으로 인한 지역 불안정노동의 문제들은 이제 과거의 경제성장만 외치던 정치, 강력한 국가가 집행하는 행정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삶과 정치, 협력에 관한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녹색당은 "‘청년정치’는 그저 생물학적 나이가 ‘청년’인 후보의 당선이 아니라, 바로 여기에서 시작돼야 한다. 녹색당은 기호로서만 내세워지는 ‘청년정치’가 아닌, 시대의 과제들을 책임지고 시민들과 함께 협력해 해결해 나갈 다른 정치로서의 청년정치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주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