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투자자 마이클 버리(Michael Burry·52)가 뉴욕증시 하락에 16억 달러(약 2조1400억원) 넘는 거액을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리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subprime mortgage crisis)를 정확히 예측해 시장 하락에 베팅, 당시 3조6000억 원 상당의 수익을 기록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 사건은 마이클 루이스(Michael Lewis)의 베스트셀러 'The Big Short : Inside the Doomsday Machine'을 각색,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버리의 사이언 매니지먼트는 올 2분기 S&P500과 나스닥 100지수 약세장에 16억 5000만달러를 베팅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문서에 따르면 버리의 투자법인 사이언 매니지먼트는 S&P500지수를 추종하는 펀드에 대한 풋옵션에 8억6600만 달러(약 1조1600억원)를 투입했다.

또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펀드엔 7억3900만 달러 상당(약 9900억원)의 풋옵션을 매수했다. 버리가 주가 하락에 베팅한 금액은 전체 포트폴리오 자금의 90%를 넘어선다.

풋옵션은 미래 특정 시점에 주식을 매도할 수 있는 권리다. 매수자의 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이익을 얻는 구조다. 주로 하락장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매입하는 상품이다.

다만 사이언이 매입한 풋옵션에 대한 행사 가격과 만기일은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쇼트(매도) 포지션을 통해 차익을 실현했는지는 알 수 없다. 

 

지난 16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영화 '빅쇼트'의 주인공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했던 마이클 버리의 사이언 매니지먼트가 미국 증시 하락에 16억 5000만달러(2조 1400억원)를 베팅했다. : CNN 캡처
지난 16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영화 '빅쇼트'의 주인공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했던 마이클 버리의 사이언 매니지먼트가 미국 증시 하락에 16억 5000만달러(2조 1400억원)를 베팅했다. : CNN 캡처

 

올해 상반기 미국 증시는 상승세가 지속됐다.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인공지능(AI) 호황으로 기술주가 급등한 영향이다.

월가의 큰 손들은 2분기 전반적으로 기술주 비중을 늘리면서도, 주가가 급등한 종목은 수익을 실현하고 향후 주도주를 발굴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들어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6%, 38% 상승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40년 만에 최고치다.

버리의 투자 내용이 공개되자 시장은 들썩였다. 버리가 2008년 당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정확히 예측했기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가 반토막 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버리가 오판했다는 반응도 있다. 미국의 TV 프로그램 '샤크 탱크'의 진행자이자 억만장자 투자자 케빈 오리어리(Kevin O'Leary)는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버리의 증시 하락 베팅에 대해 "시장 타이밍으로 생활하려는 사람들은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며 "서브 프라임 모기지에서 그가 한 것처럼 운이 좋게 될 수 있지만, 이번에 그가 다루고 있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오리어리는 "S&P 500은 경제의 11개 부문 중 하나인 부동산을 포함해 500개의 거대 기업을 포함하고 있다.이 배팅을 이기려면 모든 부문이 동시에 망가지거나 적어도 S&P의 모든 기업의 가치가 크게 하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나의 큰 보상이 미래의 수익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버리는 강력한 투자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Sure Dividend의 분석에 따르면 버리의 사이언 매니지먼트는 지난 3년 동안(2020년 5월에서 2023년 5월 사이) 연간 56%의 평가수익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동안 S&P 500은 연간 약 1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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