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새끼 사체 등에 업고 헤엄치는 모습 포착
"죽음 애도하는 돌고래 옆에 몰려온 선박"
"서식처 일대 보호구역 지정...선박관광 금지시켜야"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해상에서 멸종위기종인 남방큰돌고래가 숨을 거둔 새끼를 등에 업고 헤엄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 : 핫핑크돌핀스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해상에서 멸종위기종인 남방큰돌고래가 숨을 거둔 새끼를 등에 업고 헤엄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 : 핫핑크돌핀스

 

지난 13일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앞바다에서 첫 발견된 이 남방큰돌고래는 ‘JTA120’으로 알려졌다.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가 만든 제주 남방큰돌고래 등지느러미 목록표의 120번째 돌고래다. 사진 : 핫핑크돌핀스
지난 13일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앞바다에서 첫 발견된 이 남방큰돌고래는 ‘JTA120’으로 알려졌다.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가 만든 제주 남방큰돌고래 등지느러미 목록표의 120번째 돌고래다. 사진 : 핫핑크돌핀스

 

제주 바다에서 숨을 거둔 새끼 돌고래 사체를 자신의 등에 업고 유영하는 남방큰돌고래가 발견됐다.

해양환경 단체 핫핑크돌핀스는 16일 이메일을 통해 "해양쓰레기가 바다 위에 떠있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죽은 돌고래였다"며 "그 사체를 떠나지 않고 계속 옆에 머물며 지키는 돌고래가 있었다"고 했다.

지난 15일 오후 12시쯤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해상에서 돌고래가 폐그물에 걸린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해경이 출동했다.

서귀포해경 화순파출소 소속 경찰관이 폐그물을 절단하기 위해 물에 입수해 확인한 결과 돌고래 위에 있던 것은 폐그물이 아닌 죽은 돌고래 사체로 확인됐다.

꼬리가 말린 모습과 부패 정도를 감안하면 새끼는 죽은 지 일주일 정도 된 것으로 보인다. 어미는 새끼가 죽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살리기 위해 이러한 행동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핫핑크돌핀스는 "돌핀맨 이정준 감독이 수중에 들어가 확인한 결과 이 돌고래는 JTA120 남방큰돌고래로 확인됐다.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가 만든 제주 남방큰돌고래 등지느러미 목록표 120번째 돌고래"라고 말했다.

핫핑크돌핀스는 지난 13일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앞바다에서 이 돌고래를 처음 발견한 뒤 이후 15일 드론과 카메라로 어미 돌고래가 새끼 사체를 등에 이고다니는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핫핑크돌핀스는 "이미 과거에도 여러 차례 죽은 돌고래를 며칠 간 수면 위로 끌어올리거나, 메고 다니는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이 관찰됐다. MARC 장수진 대표가 서귀포시 범섬 부근에서 관찰한 2014년 시월이의 사례 그리고 국립 고래연구센터가 2020년 6월 제주시 구좌읍 연안에서 관찰한 사례가 확인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핫핑크돌핀스는 관광 선박에 대해 “돌고래들을 따라 몰려다니는 관광선박으로 인해 보호종 남방큰돌고래들은 제대로 쉬지 못하고, 먹이 활동에도 지장을 받는다. 죽음을 애도하는 돌고래 옆에 몰려온 선박들은 이 돌고래들을 그저 볼거리, 오락거리로 취급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숨을 거둔 새끼 돌고래 사체를 업고 다니는 돌고래와 동료 돌고래들이 헤엄치는 곳 인근에서 관광을 하는 낚시레저선박. 13일 오후 4시 30분쯤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앞바다에서 포착됐다. 사진 : 핫핑크돌핀스
숨을 거둔 새끼 돌고래 사체를 업고 다니는 돌고래와 동료 돌고래들이 헤엄치는 곳 인근에서 관광을 하는 낚시레저선박. 13일 오후 4시 30분쯤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앞바다에서 포착됐다. 사진 : 핫핑크돌핀스

 

숨을 거둔 새끼 돌고래 사체를 업고 다니는 돌고래와 동료 돌고래들이 헤엄치는 곳 인근에서 관광선박들이 모여 있다. 13일 오후 4시 50분쯤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앞바다에서 촬영됐다. 사진 : 핫핑크돌핀스
숨을 거둔 새끼 돌고래 사체를 업고 다니는 돌고래와 동료 돌고래들이 헤엄치는 곳 인근에서 관광선박들이 모여 있다. 13일 오후 4시 50분쯤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앞바다에서 촬영됐다. 사진 : 핫핑크돌핀스

 

제주 해상에서 발견된 새끼 남방큰돌고래 사체는 16일 대정읍 무릉리 해안가로 떠밀려와 해경이 지자체에 인계하며 마무리됐다.

핫핑크돌핀스는 "마지막 남은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의 주요 서식처인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의 선박관광을 제한하지 않으면 이미 지역적 멸종위기에 처한 돌고래들은 제주 바다에서 영영 사라지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얼마 남지 않은 돌고래들이 제주 바다에서 인간과 오랫동안 공존할 수 있도록 지금 바로 서식처 일대를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선박관광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핫핑크돌핀스는 “나아가 돌고래들이 자기의 고향 바다에서 쫓겨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권과 평화적 생존권을 주는 ‘생태법인’ 제도의 도입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오후 12시쯤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인근 해상에서 돌고래가 폐그물에 걸려 이동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서귀포 해경이 폐그물을 절단하기 위해 물에 입수해 확인한 결과 돌고래 위에 있던 것은 폐그물이 아닌 죽은 돌고래 사체로 확인됐다. 영상 : 핫핑크돌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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