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
주거 지원 종료·높은 주택 비용·오피오이드 남용 등 맞물려

미국 대도시에서 가장 큰 폭으로 노숙인 수가 증가한 곳은 미국 중부 콜로라도주 덴버로 파악됐다. 덴버는 올해 들어 노숙인 수가 32% 증가했다. 무주거 상태가 콜로라도 산기슭과 덴버 교외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 CBS Colorado 캡처
미국 대도시에서 가장 큰 폭으로 노숙인 수가 증가한 곳은 미국 중부 콜로라도주 덴버로 파악됐다. 덴버는 올해 들어 노숙인 수가 32% 증가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무주거 상태가 콜로라도 산기슭과 덴버 교외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 CBS Colorado 캡처

 

미국에서 노숙인 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미국의 노숙자 수가 지난해에 비해 11% 증가한 57만7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WSJ가 300여개 노숙자 관련 기관 자료를 취합한 결과, 현재 미국에서 단 하루라도 노숙을 경험해 본 사람은 57만7000명으로 확인됐다.

연말에 미국 주택도시개발부(HUD)가 발표하는 노숙자 관련 통계에는 WSJ 통계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노숙자 규모는 이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도시별로 보면 미국 대도시에서 가장 큰 폭으로 노숙인 수가 증가한 곳은 미국 중부 콜로라도주 덴버로 나타났다.

덴버지역의 경우 올해 노숙자 수가 32% 늘어났다. 뉴올리언스시의 경우에도 노숙자 수가 15% 증가했다.

이민자들이 노숙자로 전락하면서 노숙자가 급속도로 증가한 곳도 있다. 매사추세츠주에선 쉼터를 필요로 하는 이민자 가족이 급증하면서 모라 힐리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이번 달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 CBS Colorado 캡처
: CBS Colorado 캡처

 

: CBS Colorado 캡처
: CBS Colorado 캡처

 

WSJ는 노숙자 급증의 이유로 주거비용 폭등을 가장 먼저 지목했다.

팬데믹 기간엔 각종 지원금이 지급됐고, 세입자 퇴거제한 조치가 도입됐지만, 현재는 이 같은 보호조치가 사라진 것이 노숙자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프린스턴대 연구팀이 미국 내 30여개 도시의 세입자 퇴거 상황을 추적한 결과, 올해 대부분의 지역에서 예년 평균을 뛰어넘는 세입자 퇴거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뉴욕의 경우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집행된 주택 세입자 퇴거 건수가 5890건이었다. 이러한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 1640건의 3배가 넘는 규모다.

현지 전문가들은 노숙자 급증의 배경으로 주택 비용 상승을 비롯해 저렴한 임대주택 부족,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사용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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