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보건부는 로마, 피렌체, 볼로냐를 포함한 27곳 도시에 '사망 위험'을 의미하는 '적색 경보'(Red Alert)를 발령했다. : WSJ News 캡처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보건부는 로마, 피렌체, 볼로냐를 포함한 27곳 도시에 '사망 위험'을 의미하는 '적색 경보'(Red Alert)를 발령했다. : WSJ News 캡처

 

이번 주 이탈리아에서 치명적인 폭염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13일(현지시간) CNN은 이탈리아에서 이번주 기온이 최대 49도까지 오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같은날 BBC 보도에 따르면 앞으로 수일 동안 스페인, 프랑스, 그리스, 크로아티아, 터키 일부 지역의 기온이 섭씨 40도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현지 기상학회는 이번 폭염을 두고 단테의 신곡에 등장하는 지옥의 문을 지키는 세 개의 머리를 가진 괴물 '케르베로스'(Cerberus)'라고 이름 붙였다.

이탈리아 기상학회장인 루카 메르칼리는 CNN과 인터뷰에서 “지구는 고열을 앓고 있으며 이탈리아는 그 열을 직접 체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폭염은 이미 최소 1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11일 북부도시 로디에서 44세 도로 건설 노동자가 도로변에서 쓰러져 병원에서 숨졌다.

폭염과 관련된 법안을 발의한 정치인 니콜라 프라토아니는 트위터에 "우리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비정상적인 열기의 폭염을 맞고 있다. 아마도 가장 뜨거운 시간 동안 모든 유용한 예방조치를 취해 로디에서 발생한 비극 같은 사건을 피해야 한다"고 적었다.

현지 기상청에 따르면 유럽 전역에 걸쳐 확대된 고온은 같은 지역에 오랜 기간 높은 압력이 지속되면서 뜨거운 공기가 갇히는 '열 돔(heat dome)'으로 인해 발생했다.

특히 14일 이탈리아 중부와 남부에 폭염이 예보됐는데 로마는 40도에서 45도의 기록적인 기온이 예상됐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지난 13일 관광객이 마실 물을 받고 있다. : WSJ News
이탈리아 로마에서 지난 13일 관광객이 마실 물을 받고 있다. : WSJ News 캡처

 

1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보건부는 로마, 피렌체, 볼로냐를 포함한 27개 도시에 '사망 위험'을 의미하는 '적색 경보'(Red Alert)를 발령했다. 이탈리아 기상청은 14일 시칠리아섬에서 기록된 유럽 역사상 가장 고온인 48.8도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NN은 "폭염은 가장 치명적인 자연 재해 중 하나"라며 "10일(현지시간) 발표된 '네이처(Nature)' 기사에 따르면, 작년 폭염으로 유럽 전체에서 6만167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선 지난해 더위로 인한 사망자가 약 1만8000명으로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였다"고 전했다.

메르칼리는 에어컨을 이용할 수 없는 취약한 사람들이 가장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의 주택 중 약 10% 미만이 에어컨을 갖추고 있는 반면 미국의 주택의 약 90%는 에어컨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습도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이탈리아 전역에서 고통이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리아 당국은 실내에 머무르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며, 알코올을 피하는 것과 같은 주의 사항을 발령했다.

현지 기업들은 다음 두 주 동안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사람들을 야외로 보내지 않도록 노력하라는 지침을 받았으며, 어린이 여름 캠프 중 일부는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로마와 같은 관광객이 많은 도시에선 증발 텐트, 무료 물, 열사병 대처를 위한 의료진이 있는 냉각 시설을 주요 명소 근처에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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