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우크라에 집속탄 지원 결정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리비우가 지난 6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폭격을 받았다. : The Guardian 캡처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리비우가 지난 6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폭격을 받았다. : The Guardian 캡처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집속탄(Cluster Bomb)을 지원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6일(현지시간)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 미국 정부가 오는 7일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포함한 8억 달러 규모의 신규 무기 지원 패키지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집속탄은 폭탄이 폭탄을 안고 있다고 해서 ‘모자폭탄’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타이머에 의해 폭탄이 공중에서 터지면서 작은 폭탄이 넓은 지역에 퍼진다. 폭탄 하나로 여러 개 폭탄을 쓴 것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정밀 타격 무기보다 더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어 비인도적인 무기로 분류된다. 인구 밀집 지역에서 사용할 경우 민간인 사상자가 대규모로 발생하게 된다. 

특히 살포된 일부 소형 폭탄은 불발 상태로 남기도 하는데, 민간인이 땅속에 묻힌 폭탄을 잘못 건드려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이런 문제 때문에 2008년 111개 국가가 오슬로에 모여 집속탄의 생산과 이전, 사용, 비축을 금지하는 협약(CCM)을 체결했다.

당시 미국과 러시아, 중국은 의정서 서명을 거부했다. 이스라엘과 인도, 파키스탄, 북한, 그리고, 우리나라도 협약을 외면하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집속탄에는 ‘국제적으로’ 사용이 금지된 무기라는 수식어가 붙고 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자원군 소속 구성원이 우크라이나 니콜라에브에서 사용된 러시아의 집속탄을 점검하고 있다. : NYT 기사 본문 캡처
지난해 우크라이나 자원군 소속 구성원이 우크라이나 니콜라에브에서 사용된 러시아의 집속탄을 점검하고 있다. : NYT 기사 본문 캡처

 

미국은 집속탄을 2003년 이라크 침공 당시 마지막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는 그간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제공하는 방안을 지속해서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30개 회원국 가운데 3분의 2가량이 이 협약을 비준한 상태여서 비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러시아는 이미 전쟁터와 민간인 밀집 지역에서 집속탄을 사용하고 있다고 미 관계자들은 밝혔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미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6일(현지시간) 러시아는 물론 우크라이나도 전쟁터에서 집속탄을 사용해 민간인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며 두 나라에 집속탄 사용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집속탄 지원에 대해 국제민간군축단체의 하나인 집속탄연합(CMC)은 "우크라이나가 집속탄을 이전하고 이후 사용하면서 얻을 수 있는 전술적 이점에 대한 주장은 집속탄이 민간인에게 초래하는 실질적인 위험과 집속탄 금지에 대한 국제적 합의를 모두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국제적 논란 대상임에도 미국이 집속탄 지원으로 방침을 선회한 것은 장기화하고 있는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시점이 다가왔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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