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세계 최저 출산율 국가에서 노키즈존은 성행"

출입문에 게재된 ‘노키즈존’ 표지. : YTN 영상 캡처
출입문에 게재된 ‘노키즈존’ 표지. : YTN 영상 캡처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나라에서 '노키즈존'(No Kids Zone)'의 타당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 CNN이 지난 24일(현지시간) 한국 노키즈존의 타당성 논쟁을 조명한 기사에서 적은 내용이다.

온라인을 통해 검색되는 국내 노키즈존은 모두 542곳이다. 이 가운데 78곳이 제주에 몰려있다. 경기지역은 80곳, 서울 65곳, 부산 63곳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노키즈존이 운영되고 있다.

인구 10만 명당 업소 수로 환산하면 제주의 노키즈존은 11.56곳이다, 인구당 업체 비율로 보면 전국 최고 수준이다.

제주에선 노키즈존 논란을 두고 찬반 입장이 갈리고 있다. 노키즈존 금지 조례안과 관련해 ‘업주의 정당한 권리’라는 찬성 측과 ‘아동 인권침해’라는 반대 측 입장이 맞서고 있다.

지난달 3일 제주에서 영유아나 어린이를 동반하는 손님을 거절하는 업체인 ‘노키즈존’을 금지하는 조례가 발의됐다.

이 조례안은 도지사로 하여금 제한업소의 제한 금지 권고 및 계도, 제한업소에서 아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제도적 지원, 아동의 공공장소 이용에 대한 보호자교육, 차별 금지에 대한 인식개선 활동 등에 나설 것을 규정하고 있다.

반면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달 11일 노키즈존 금지 조례안에 대해 '조례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상위법인 법률에 근거가 없는데다 노키즈존을 선택하는 불가피한 이유도 있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심사를 보류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한국의 '노키즈존'을 집중 조명한 기사에서 "세계에서 가장 출산율이 낮은 국가에서 노키즈존이 성행하는 것에 대한 타당성을 두고 의구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 CNN 기사 본문 캡처
24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한국의 '노키즈존'을 집중 조명한 기사에서 "세계에서 가장 출산율이 낮은 국가에서 노키즈존이 성행하는 것에 대한 타당성을 두고 의구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 CNN 기사 본문 캡처

 

CNN은 한국의 '노키즈존'을 조명하며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노령화되고 있는 인구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노령 인구의 연금과 의료 비용을 점차 줄어드는 노동 인구의 세금 수입으로 충당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8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에 대해선 "안정된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선 2.1의 출산율이 필요한데, 현재 세계에서 가장 노령화된 나라인 일본의 출산율(1.3)의 절반도 되지 않으며 미국(1.6)의 출산율에도 못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CNN은 "이미 한국의 젊은이들은 천정부지로 솟은 부동산 가격과 장시간 근로, 경제적 불안감 등으로 압력을 받고 있다"며 국내 현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결국, 더 많은 사람들이 아이를 갖도록 장려하기 위해 지난 16년간 한국 정부는 2000억 달러(약 260조원) 이상을 투자했다"면서 "노키즈존 비판자들은 이 문제에 더 많은 예산을 투자하는 대신 사회가 젊은 세대에 대한 태도를 변화시키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고 했다.

CNN은 2021년 11월 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 결과도 인용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1%는 “업장 주인의 자유에 해당하고, 다른 손님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기 때문에 노키즈존을 허용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반면 “차별하는 행위이고 출산과 양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허용할 수 없다”는 응답은 17%에 불과했다.

CNN은 한국에서 연령에 따라 금지구역 설정이 된다는 점도 언급했다. '노틴에이저존'(10대 출입금지), '노시니어존'(노년), '노아재존'(중년) 등 특정 연령대를 기준으로 구역을 제한하려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네덜란드 라이덴대학의 한국 전문가 보니 틸란드 교수는 CNN에 "한국의 20대와 30대는 개인적 공간에 대한 개념이 강한 경향이 있다"며 "이들은 갈수록 시끄러운 아이들과 노인들을 못 견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키즈존 도입) 한국의 강력한 친기업 정서에서 비롯된다"며 "사업주가 누구를 고객으로 받아들일지 결정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게 일반적인 사고방식"이라고 주장했다.

틸란드 교수는 "이런 마음가짐은 공공장소에서 자신과 다른 그 누구도 포용하지 못하는 편협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모두에게 '각자의 위치'가 있다는 뿌리 깊은 태도가, 엄마와 아이들은 바깥 공공장소가 아닌 집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야말로 젊은 여성들로 하여금 아이를 갖는 것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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