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진입 직전 진격 중단
벨라루스 대통령 전격 중재
'무장 반란' 극적 해결

러시아 용병 그룹 바그너그룹이 모스크바 진격을 중단했다. 하루 만에 1000km 가까이 진군하며,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목전까지 치고 올라갔던 바그너 그룹 용병들은 원래 기지로 복귀할 예정이다. : POLITICO 캡처
러시아 용병 그룹 바그너 그룹이 모스크바 진격을 중단했다. 하루 만에 1000km 가까이 진군하며,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목전까지 치고 올라갔던 바그너 그룹 용병들은 원래 기지로 복귀할 예정이다. : POLITICO 캡처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이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 이 반란은 벨라루스가 중재에 나서면서 하루 만에 중단됐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바그너 그룹이 모스크바까지 남쪽으로 200km 남겨 놓고 후퇴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러한 극적인 도전에 직면한 적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이번 협상을 중재한 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다. 러시아의 동맹국 벨라루스의 중재로 바그너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간 극적인 타협이 이뤄지며 상황이 종료됐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루카셴코 대통령은 프리고진과 20년 동안 알고 지낸 사이”라며 “루카셴코 대통령이 중재를 제안했고, 푸틴 대통령은 여기에 동의했다”고 했다.

그러나 프리고진 측과 벨라루스 대통령실 모두 앞서 바그너 그룹이 요구한 러시아군 수뇌부에 대한 처벌에 대한 합의 여부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프리고진에 대한 형사입건은 취소될 것이다. 그는 벨라루스로 떠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바그너 그룹은 최근 러시아군이 바그너 그룹 야전 캠프 후방에 미사일 공격을 했다고 주장하며 24일 새벽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에 진입해 군사시설을 장악했다.   

이후 바그너 그룹은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노두 군 시설을 장악한 뒤 모스크바를 향해 북진했으며, 러시아가 대테러 작전 체제를 선포하면서 곳곳에서 교전이 벌어졌다. 

 

24일(현지시간) SNS엔 바그너 그룹의 수장 프리고진이 남부 로스토프주 주도인 로스토프나도누의 군 사령부를 떠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일부 시민들은 프리고진과 악수하고 셀카를 찍기도 했다. : CNN 캡처
24일(현지시간) SNS엔 바그너 그룹의 수장 프리고진이 남부 로스토프주 주도인 로스토프나도누의 군 사령부를 떠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일부 시민들은 프리고진과 악수하고 셀카를 찍기도 했다. : CNN 캡처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 센터의 타티아나 스타노바야 선임 연구원은 NYT에 푸틴이 프리고진의 위협에 대해 "과소평가했다"며 "푸틴은 프리고진이 전적으로 자신에게 의존하고 충성스럽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NYT는 "프리고진은 푸틴으로부터 받은 충성심의 마지막 조각을 버리고 모스크바로 진입하겠다고 위협하며 푸틴 대통령을 최대 정치 위기에 빠뜨렸다"고 분석했다.

NYT는 "프리고진이 모스크바를 향해 진군하던 군대를 돌리겠다고 선언하며 유혈사태 위험은 일단락됐지만 또 다른 불안은 보이지 않는 유령처럼 계속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무장 반란을 일으킨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모스크바 진격을 중단했다. 하루 만에 1000km 가까이 진군하며,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코 앞까지 진격했던 바그너 그룹 용병들은 원래 기지로 복귀할 예정이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 러시아 공군 장교인 글렙 이리소프를 인용해 “많은 러시아연방보안국(FSB) 인사들과 군 정보당국 관계자들이 프리고진을 지지하고 있다. 러시아군 내의 부패와 우크라이나에서의 실패에 환멸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바그너 그룹에 호의적인 러시아 국민들의 반응도 푸틴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무력충돌은 피했지만 프리고진이 러시아 군 수뇌부의 처벌을 요구하면서 모스크바에 정면 도전했다는 점에서 쉽게 넘어갈 문제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러시아 정부 내에서 이번 반란에 대한 수습과 문책 과정이 이어질 수 있고 또다른 갈등이 터져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러시아 군사 및 보안 서비스 전문가인 마크 갈레오티는 NYT에 프리고진이 "대통령의 호의를 제외하고 진정한 독립적 권력 기반이 없다"면서도 "이번 사태가 어떻게 진행되든 푸틴의 정당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가디언은 “반란은 실패했지만 그 충격파는 몇 달간 계속돼 정치적 불안정을 부채질하고 푸틴 대통령이 지도자로서 적합한지에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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