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스티로폼 1위
밧줄·끈류 등 폐어구 2위

제주 해안에선 어떤 쓰레기가 주로 발견되고 있을까.

도내 환경 단체가 해양쓰레기를 수거한 결과 제주 해안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 쓰레기는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파편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 4월 29일부터 5월 27일까지 진행한 '2023 상반기 제주줍깅 캠페인 조사 결과'를 22일 공개했다.

3회에 걸쳐 진행한 제주줍깅 캠페인 과정에는 시민 86명이 참여해 2701개·197㎏의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고 이에 대한 성상을 조사했다.

성상조사를 수행한 구역은 구좌읍 하도리 해안사구(4월29일), 내노동 알작지(5월13일), 한경면 고산리 해변(5월27일) 등 모두 3곳이다.

성상조사 결과 가장 많이 발견된 해안쓰레기는 441개가 발견된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파편이었다.

이에 대해 제주환경운동연합은 "매해 진행되는 제주줍깅 캠페인 조사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라며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가 빠르게 미세플라스틱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지표이자 그만큼 미세플라스틱으로 해안과 바다가 크게 오염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3 상반기 제주줍깅 캠페인 조사 결과 제주 해안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 쓰레기는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파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 제주환경운동연합
2023 상반기 제주줍깅 캠페인 조사 결과 제주 해안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 쓰레기는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파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 제주환경운동연합

 

수거 과정에서 어업쓰레기로 분류되는 밧줄 및 끈류 등 폐어구 320개가 발견됐다.

환경운동연합은 "어업활동 중에 버려지는 쓰레기는 폐어구류가 다수기 때문에 해양동물에게는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다. 이중 밧줄 및 끈류는 해양동물이 휘감기 등의 피해를 입혀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한 쓰레기로 분류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밧줄 등은 밧줄만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부표, 그물, 낚시줄, 낚시바늘 등 어구가 함께 버려지는 것이기 때문에 밧줄 등이 많이 발견되는 것은 해양생태계에 좋지 않은 신호라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사 결과의 또 다른 특징은 지난해까지는 대부분 일상생활이나 해변레저활동에서 기인했을 것으로 여겨지는 페트병과 병뚜껑, 비닐 등이 많이 발견되는 상위 5개 품목에 들었다면 이번에는 플라스틱·스티로폼 부표가 상위 품목으로 들어왔다는 점이다. 총 162개가 발견돼 다섯 번째로 많이 발견되는 해안쓰레기가 됐다.

이어서 많이 발견된 쓰레기는 모두 278개가 발견된 페트병 및 병뚜껑이었다.

최근 관광지 주변 투기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해양쓰레기 투기 근절을 위한 보다 강화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긍정적인 변화도 감지할 수 있었다. 제주줍깅 캠페인에서 1, 2위를 다투던 담배꽁초 수거량(271개, 4위)이 다소 감소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캠페인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던 해수욕장과 주요해변(비지정 해수욕장)에 대한 연중금연구역 지정의 효과와 더불어 도내 해양환경단체들과 시민들이 담배꽁초 투기가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문제 제기가 전반적인 흡연자 인식개선으로 이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담배꽁초가 조사 상위 품목에 들어와 있다는 것은 여전히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며 "이에 대해선 해안변에서 원천적으로 흡연을 할 수 없도록 규제를 강화하는 등의 강력한 대책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15일 제주시 내도동 알작지해변에서 진행된 2023 제주줍깅 2차 캠페인. : 제주환경운동연합
지난달 15일 제주시 내도동 알작지해변에서 진행된 2023 제주줍깅 2차 캠페인. : 제주환경운동연합

 

캠페인 진행 결과와 관련해선 "조사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육상에서 기인하는 쓰레기의 양은 다소 줄어들고 있지만, 도리어 해상에서 버려지는 쓰레기는 늘고 있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결국 어업종사자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과 홍보가 절실하다. 더불어 애초에 어선 쓰레기가 바다에 버려지지 않도록 시행 예정인 어구실명제, 어구·부표보증금제를 잘 준비해야 한다. 내년 1월 시행이 예고돼 있기 때문에 남은 기간 철저한 준비로 해양환경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수중에서 자연 분해되는 생분해성어구의 사용을 강화하기 위한 의무사용 제도의 도입, 페트병·캔류 등의 수거 보상 확대도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면서 "어선에서의 불법어업을 포함한 어업쓰레기의 불법투기를 감시하고 예방할 수 있는 연근해어선에 대한 전자모니터링(EM)의 전면적인 시행도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특히 이러한 제도개선을 위해선 제주도에 해양환경부서를 신설하고 인력을 확충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사면이 바다인 제주도에 걸맛는 해양쓰레기의 예방과 수거관리의 정책적 개선을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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