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 지휘관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11일(현지시간) "바그너는 세리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어떤 계약도 체결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철수 가능성을 언급했다. : Gettyimages
외신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 지휘관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11일(현지시간) "바그너는 세리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어떤 계약도 체결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철수 가능성을 언급했다. : The Times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최전방에 배치됐던 바그너 그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 이상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스카이 뉴스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앞으로 어느 지역에서 싸울 것인지를 묻는 언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머물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활동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도 했다.

11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바그너그룹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어떠한 계약도 체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프리고진의 텔레그램 메시지는 쇼이구 장관이 지난 10일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한 비정규군에게 국방부와 계약을 체결하라고 발표한 뒤에 나왔다.

러시아 국방부는 "자원봉사 파견 부대에게 필요한 법적 지위를 주고, 조직에 대한 통일된 접근법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니콜라이 판코프 국방부 부장관은 "이런 조치가 군대와 자원봉사자 분견대의 전투 능력과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쇼이구 장관은 발표에서 바그너 그룹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 계약 지시를 두고 러시아 일각에선 바그너 그룹을 통제하려는 뜻이 담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 프리고진은 바그너 용병들이 전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음에도 탄약 등 물자를 제대로 공급하지 않는다며 러시아군 수뇌부를 비판해왔다.

러시아 정규군과 지속된 갈등으로 프리고진은 권력 중심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지난달에는 바흐무트에서 부대를 철수하고 이를 람잔 카디로프가 이끄는 체첸 군부대가 넘겨받았다.

러시아 정규군도 바그너에 대해 폭로를 이어갔다. 러시아 제72 기동소총여단 전직 사령관이라고 밝힌 로만 베네비틴은 바그너 그룹이 러시아 정규군을 조직적으로 납치하고, 고문과 성폭력도 자행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프리고진과 러시아 군부의 갈등으로 푸틴 대통령의 권력 체제에 균열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이 오랜 기간 두 세력의 경쟁을 부추기며 자신의 권력을 다져왔지만, 갈등이 격화하면서 권력 체계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는 13일(현지시간) 전 크렘린궁 관리의 말을 인용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바그너 그룹의 지휘관인 프리고진에 대한 처벌에 소극적이라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의 연설비서관 출신인 정치 평론가 아바스 갈리야모프는 "푸틴은 프리고진과 같은 강경한 민족주의자들과 다툴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갈리야모프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체제는 이미 대통령에게 별로 기뻐하지 않는 '애국적' 진영 대표들을 억압할 여력이 없다. 그는 이 전쟁을 일으켰지만, 여전히 이기지 못하고 있다"며 "전시에 단일대오를 유지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 임무지만 푸틴은 이를 해내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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