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보호 위한 공개 의무 회피"
"13개 가상자산은 '증권'에 해당"
월스트리트의 최고 규제 기관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바이낸스에 이어 코인베이스를 전격 기소했다.
SEC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를 미등록 중개업체 및 거래소 역할을 해왔다는 혐의로 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 법적 조치는 해외 경쟁사인 바이낸스에 대해 유사한 소송을 제기한 지 24시간 만에 이뤄진 것이다.
SEC는 코인베이스의 회사의 대표 프라임 브로커리지, 거래소, 스테이킹 프로그램이 모두 증권법을 위반했다며, 이 회사가 수년간 규제를 무시하고 공시 의무도 회피해왔다고 주장했다.
SEC는 101페이지에 달하는 고소장에서 "2019년 이후로 코인베이스는 암호화폐 자산의 매수 및 매도를 불법적으로 수행하며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였다"고 했다.
이어 "코인베이스는 거래소, 중개업자 및 청산 기관의 전통적인 서비스를 섞어 사용하고 있지만 이들 기능을 모두 해당 기관에 의해 요구되는 대로 등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SEC는 "코인베이스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최소 13개 가상자산은 연방 규제당국이 규정하는 '가상자산 증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코인베이스는 연방 증권법의 적용 대상이지만, 회사 측은 이 사실을 알면서도 규정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게리 겐슬러(Gary Gensler) SEC 위원장은 트위터를 통해 "코인베이스는 관련법을 따르지 않음으로써 투자자들에게 사기와 조작 등을 예방할 수 있는 중대한 보호 조치를 받을 기회를 박탈했다"고 말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또 CNBC방송 인터뷰에서 "코인베이스는 스스로를 거래소로 부르면서 다양한 기능을 섞어서 운용했다"면서 "뉴욕증권거래소가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느냐"고 지적했다.
SEC의 소송 제기 소식에 코인베이스 주가는 이날 12% 하락 마감했다. 또 소송을 당한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에선 1조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 나갔다.
소송 소식이 알려진 직후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해 2만6000달러(약 3400만원) 아래로 하락했다. 다만 이날 새벽 다시 2만6000달러선을 회복하며 하락분을 대부분 만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