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간 소모전으로 양측 모두 막대한 비용 치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최대 격전지 바흐무트가 러시아에 함락됐다고 사실상 인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가 러시아군의 지원을 받는 바그너 그룹이 동부의 도시를 점령했다고 보고한 지 몇 시간 후 바흐무트는 "오직 우리 마음 속에 있다"고 말했다.

21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바흐무트가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통제 하에 있는가?’라 질문에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I think no)”고 답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수개월 동안의 포위 공격 끝에 도시를 점령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바흐무트에는 아무것도 없다"면서 "죽은 러시아인 외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 BBC 기사 본문 캡처
: BBC 기사 본문 캡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2월 이후 10개월 넘게 바흐무트를 두고 피비린내 나는 소모전을 벌여왔다. 바흐무트는 러시아가 자국 영토로 병합을 선언한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를 완전히 장악하는 데 필요한 지역으로 알려지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짧은 기간에 가장 많은 사상자가 나온 곳이기도 하다.

20일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 PMC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이날 텔레그램에 영상 메시지를 올려 "오늘 한낮에, 바흐무트가 완전히 점령됐다”며 "우리는 바흐무트를 완전히 점검하고, 필요한 방어선을 구축한 뒤 군에게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크렘린궁도 성명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바그너 그룹 돌격대와 러시아군이 해방 작전을 완수한 것을 축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이 바흐무트 점령을 주장하는 동안 젤렌스키 대통령은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미국·일본·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며 추가 지원 약속을 받아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F-16 전투기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두고 고심을 거듭한 끝에 F-16 전투기 훈련 계획을 19일(현지시간) 승인했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서방국들에 F-16과 같은 신형 전투기를 요청해 왔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방력 강화를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위한 다음 단계의 군사지원 내용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군사 패키지에 탄약과 장갑차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아무 데도 가지 않고, 우크라이나의 편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가 바흐무트의 마지막 남은 땅을 점령한 것에 대해 일부 분석가들은 "전술적으로나 작전상 중요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미 전쟁연구소는 "이 지역을 장악한다고 해서 러시아군이 공격 작전을 계속 수행할 수 있는 작전상 중요한 지형을 부여하지 않는다"거나 "우크라이나의 반격 가능성을 방어할 수 있는"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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