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유럽 연합)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의 합병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한데 이어 미 법무부가 두 회사의 기업 결합을 제한하는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는 미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Politico)는 18일(현지시간) 해당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미 법무부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다만 "소송을 제기할지 여부에 대해선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면서 "법무부가 결국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 법무부는 한국에 본사가 있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법적 관할권이 없다. 그러나 미국 내 경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근거해 기업 결합을 반대할 수는 있다.  

미 법무부는 2020년 11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이 시작된 뒤, 약 2년여 동안 조사를 진행했고 미국으로 향하는 노선에서 경쟁이 제한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모두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에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등 대형 항공사는 세계 경쟁 당국의 승인을 거쳐야 합병이 가능하다.

EU는 지난 17일 중간 심사보고서에서 유럽과 한국을 잇는 노선 경쟁이 제한돼 독점체제가 형성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대한항공은 14객 국가에 합병을 신고했고 EU를 포함해 11개국은 합병을 승인받아야 하는 '필수 신고국'이다. 

현재 8개국의 승인은 받았지만, 미국, EU, 일본 등 3개국의 승인은 나오지 않았다. 이 가운데 어느 한 곳에서도 합병을 반대한다면 합병 계획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