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그룹의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 5일(현지시간) 장소가 알려지지 않은 곳에 부대원들과 모여 러시아 군이 탄약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바흐무트에서 철수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 Insider 기사 본문 캡처
바그너그룹의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 5일(현지시간) 장소가 알려지지 않은 곳에 부대원들과 모여 러시아 군이 탄약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바흐무트에서 철수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 Insider 기사 본문 캡처

 

러시아군 PMC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Yevgeny Prigozhin)이 우크라이나에 자신의 군대를 살려주는 대가로 러시아 정규군의 주둔지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사실이 드러났다.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매사추세츠 주 방위군 소속 21세 공군 잭 테세이라(Jack Teixeira)가 온라인게임 채팅 플랫폼 디스코드 서버에서 공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군 정보 문서에 프리고진과 익명의 우크라이나 관리 사이의 1월 회담에 대한 브리핑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WP가 입수한 기밀문서에는 프리고진이 반복적으로 러시아군의 위치를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HUR)에 공개하겠다고 제안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기밀문서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바흐무트에서 바그너 그룹 용병들이 막대한 인명 손실을 입었던 지난 1월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인 군사정보국에 이러한 제안을 전했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은 이 같은 제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그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철수를 거부했다. 이 같은 상황을 파악한 미국 관리도 프리고진의 의도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고 해당 문서는 보고했다.

이에 대해 WP는 “두 명의 우크라이나 관리가 프리고진의 접촉 사실을 확인했다”며 “한 관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프리고진을 신뢰하지 않고 거짓일 수 있다는 판단에 제안을 거절했다”고 전했다.

다만 프리고진이 정확히 러시아군의 어떤 위치를 공개하겠다고 제안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5일(현지시간) 프리고진은 러시아 국방부의 탄약 지원 부족을 이유로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에서 철수하겠다고 러시아군 수뇌부를 공개적으로 압박해왔다.

당시 프리고진은 사망한 전사들의 시신 사이를 걸어다니며 러시아 국방부에 더 많은 보급품을 요청하는 동영상을 소셜 미디어에 게시하기도 했다. 

한편 러시아 국방부,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미 정보당국 기밀문서에 담긴 내용에 대한 WP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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