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드론 영상엔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에 백린탄으로 추정되는 무기가 도시에 쏟아지면서 불타오르는 모습이 담겼다. : 우크라이나 국방부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공개한 드론 영상엔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에 백린탄으로 추정되는 무기가 쏟아지면서 도시가 불타오르는 모습이 담겼다. : 우크라이나 국방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에서 '악마의 무기'로 불리는 백린탄을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화학무기는 금지되지는 않았지만 민간 지역에서의 사용은 제네바 협약에 따라 전쟁 범죄로 간주된다.

우크라이나군은 6일(현지시간) 바흐무트에 백린탄이 쏟아지는 동안 고층 빌딩이 화염에 휩싸인 모습이 담긴 드론 영상을 공개했다.

백린탄은 통제하기 어렵고 빠르게 번지는 화재를 일으킨다. 러시아는 이전부터 백린탄 탄약을 사용했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특히 전쟁 초기에 마리우폴 포위 공격을 포함해 우크라이나에서 백린탄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BBC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부터 러시아는 마리우폴 등에서 백린탄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실제로 지난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백린탄 사용을 비난하자 "러시아는 국제 협약을 위반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백린탄은 화재나 화염을 이용해 목표물을 파괴하는 소이탄(incendiary bomb)의 일종이다. 원료 자체가 맹독성인데다 산소와 접촉해 불이 붙으면 엄청난 열과 섬광·연기가 발생해 인체에 치명적 영향을 준다.

일단 연소가 시작되면 인체에 끈적하게 달라붙은 채 쉽게 꺼지지 않는다. 물도 소용없고, 붕대를 감았다 제거하면 다시 불이 붙기도 한다. 때문에 민간인 거주 지역이나 민간인 밀집 시설에 대한 소이탄 사용은 국제법상 금지돼있다. 

 

: New York Post 기사 본문 캡처
: New York Post 기사 본문 캡처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이 화학물질에 대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 전사에 대항하는 미군을 포함해 지난 15년 동안 반복적으로 사용됐다"고 전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민간인 근처에서 소이탄을 무기로 사용하는 것은 여전히 ​​불법이라고 말한다. 바흐무트는 전쟁 전 인구가 8만여명이었지만 현재 이 지역에는 민간인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 소련은 1981년 민간 지역에서의 소이 무기 사용을 금지하는 특정 재래식 무기에 관한 협약에 서명했지만, 백린탄은 "군사 작전을 숨기기 위한 연막을 만드는 것"이 ​​주된 용도이기 때문에 소이탄과 달리 국제규범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

이번 공격은 러시아 민간용병기업(PMC) 바그너 그룹의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탄약 공급 문제로 지난 10일 바흐무트에서 군대를 연속으로 철수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발생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프리고진의 이러한 움직임이 우크라이나군에게 혼선을 주기 위한 가짜 정보일 수 있다고 의심한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전승절인 9일 전에 도시를 점령하기 위해 바흐무트로 용병을 재배치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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