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미-러 직접적 교전으로 확대 우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째가 되는 날,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장이었던 키릴로 부다노프(Kyrylo Budanov·37)가 러시아 본토 적진 깊숙한 곳에서 대담한 공격을 계획해 미국 워싱턴 관리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는 내용이 담긴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24일(현지시간) 미국 국가안보국(NSA) 기밀문건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지난 2월 24일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계획을 세웠으나 미국의 요청으로 이를 보류했다고 보도했다.

미 국가안보국(NSA) 비밀 보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HUR)의 키릴로 부다노프 국장은 지난 2월 13일 전쟁 발발 1주년인 2월 24일에 맞춰 "대규모 공격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동원해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HUR은 심지어 TNT 폭약을 이용해 러시아의 흑해 연안 항구도시 노보로시스크(Novorossiysk)를 해상에서 타격하는 계획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공격 계획에 대해 WP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까지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려는 상징적 작전"이라고 전했다. 

 

정보장교 출신인 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정보국(HUR)의 키릴로 부다노프(Kyrylo Budanov) 국방장관. : 워싱턴포스트 기사 본문 캡처
정보장교 출신인 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정보국(HUR)의 키릴로 부다노프(Kyrylo Budanov) 국장. : 워싱턴포스트 기사 본문 캡처

 

우크라이나군의 계획을 감청하고 있던 워싱턴의 미 당국자들은 러시아 본토에 대한 공격이 러시아를 자극해 더 큰 공격을 초래할 것을 우려해왔다.

WP는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 측의 공격 계획을 비밀리에 감시하고 러시아 본토 공격을 때때로 제지해 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부 미국 당국자들은 러시아에 대한 공격, 특히 미국이 제공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경우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술 핵무기 사용이라는 최후의 수단에 이르게 할 정도로 위험한 것으로 판단했다.

WP는 "미국 당국자들은 또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빌미로 중국이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전쟁 1주년 러시아 타격' 계획을 완전히 막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CIA 문건은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SBU)에 대해 "모스크바를 공격하려는 자체 계획을 연기하는 데에 동의했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 2월5일(현지시간)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장을 신임 국방장관으로 지명했다.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만 해도 군사정보국장이었던 부다노프 국장은 1년 만에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WP는 지난 1월 31일 부다노프를 집중 조명한 기사에서 "부다노프는 급변하는 전장 상황에 대한 정보 판단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그는 우크라이나 정부와 군 지도부 가운데 러시아의 ‘침공’을 전쟁 몇 달 전부터 정확하게 예견한 거의 유일한 인물”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제주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